by이재호 기자
2014.12.29 03:00:00
10월까지 26.5억弗 투입.. 당초 계획보다 60% 증액
V낸드 주도권 강화로 경쟁사 견제.. 수익성 극대화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중국 시안(西安) 낸드플래시 공장의 3차원(3D) V낸드 증산을 위해 1조원 이상을 추가 투입했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 등 경쟁사들이 V낸드 양산을 시작하기 전에 시장을 완전히 장악해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28일 삼성전자와 시안시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에 투자된 금액은 26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수립했던 투자계획(16억5000만 달러)보다 10억 달러(1조1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연간 전체로는 3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에 총 7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현지 정부와 논의해 연도별 투자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의 준공식을 개최하고 V낸드 양산에 돌입했다. 공장이 이미 가동 중인 만큼 추가 투자액 대부분은 V낸드 증산을 위한 장비 구입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V낸드 증산은) 우리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해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내년 전체 낸드플래시 중 V낸드 비중을 5%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시안 공장이 증산에 나서면 이 수치는 훨씬 확대될 수 있다”며 “V낸드를 앞세워 메모리반도체 영업이익 1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시안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은 차세대 정보저장장치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시장 확대로 V낸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SSD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를 모두 V낸드로 교체했다. 기업 서버용과 PC용에 이어 최근 V낸드 기반의 소비자용 SSD까지 출시하면서 제품 풀 라인업을 갖췄다.
V낸드는 기존 낸드플래시보다 용량이 크고 전력 소모량이 적어 효율적이다. 삼성전자는 V낸드 기반의 SSD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높여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는 올해 삼성전자가 SSD 시장에서 매출액 38억9200만 달러로 34%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3위인 샌디스크(18%)와 인텔(16%)의 점유율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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