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리스크…MCM 추락 '날개가 없다'
by김미경 기자
2014.11.17 06:00:00
2012 대선캠프 참여 후 브랜드 파워 급락
한적총재 취임후 주요 百서 -20대 역신장
말바꾸기·도덕성 논란 국내 소비자 외면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성주그룹 엠씨엠(MCM)의 국내 위상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최근 2년여 사이 전국 주요 백화점에서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하더니, 지난 9월말 김성주 MCM 회장이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선출된 이후 국내 사업은 더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중국에서는 명품 대접을 받고 있지만 정작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외면 받고 있는 꼴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MCM의 국내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MCM의 하락세는 김성주 회장이 정치권과 연결된 2012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주요 백화점에서의 MCM 매출을 보면 2012년 10월 김 회장이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지원사격에 나선 이후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A백화점에서의 최근 MCM 매출은 2012년 -9%, 2013년 -12%, 2014년 1~8월까지 -14% 등 3년 연속 역신장했다.
B백화점에서도 마찬가지다. B백화점의 MCM 매출 추이를 보면 2012년 0.7%였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17.0%로 줄더니, 올해 상반기 -12%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9월 적십자 총재로 발탁된 것과 관련, 보은인사라는 잡음이 일기 시작한 시기인 9월 -20%의 신장세를 보이더니 중국 국경절로 요우커(중국인관광객)가 많이 찾은 시기인 10월에도 -15%로 역신장했다. 11월들어 현재까지 -19%로 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C백화점에서 MCM 매출은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20%나 빠졌다.
B백화점 관계자는 “그나마 10월에는 중국 국경절 기간(1~7일)이 포함돼 이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15%가량 역신장한 게 선방한 셈”이라며 “최근 2~3년간 하락세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백화점 관계자는 “황금색, 보라색, 레오파드 문양 등 로고백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다”면서도 “김성주 회장이 본업이 아닌 부업에 치우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주 회장은 2012년 말 대통령 선거 참여 뒤 약 1년반 동안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올 9월초 MCM 사업계획 발표회에 직접 참석해 기자들에게 “더 이상 정치 참여는 없다. 본업인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회장은 당시 “원래 정치와 관계없는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한국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정치와 거리를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만에 김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취임하면서 자신이 한 말을 뒤집으며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또 총재에 선출되는 과정에서는 적십자회비 5년 미납문제로 자격 논란이 일었다. 지난 달 국정감사에서는 국감 출석 당일 일정을 바꿔가면서 해외 출장길에 올라 지탄을 받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MCM의 인지도가 꾸준히 하락하는 과정에서 김성주 회장을 둘러싼 논란까지 일면서 매출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분위기를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돌아선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