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세..고용쇼크↔테이퍼링 우려완화

by이정훈 기자
2014.01.11 06:04:30

다우지수만 약보합권..S&P지수 1840선 회복
알코아 6% 가까이 추락..타겟도 주가 부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양상을 보이며 사흘 연속으로 숨고르기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고용지표가 쇼크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지만, 그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속화 우려가 오히려 줄었다.

1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7.90포인트, 0.05% 하락한 1만6436.86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18.47포인트, 0.44% 오른 4174.67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4.24포인트, 0.23% 높은 1842.37을 기록했다.

시장 관심이 집중됐던 지난해 12월 고용지표에서 비농업 취업자수가 7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치며 최근 3년만에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인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그나마 실업률이 5년여만에 최저인 6.7%까지 하락했지만, 구직활동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고용 악화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며 지수 하락을 막아냈다.

실제 이후 나라나야 코컬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연준은 부양기조를 더 강화함으로써 이중 정책목표를 보다 잘 달성할 수 있다”며 “연준이 기존의 부양기조를 완화하거나 늦추는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이 이같은 기대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유럽 지역에서는 영국의 산업생산과 제조업 생산이 석 달만에 최저 수준으로 조정을 보였지만, 프랑스 산업생산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보이며 서로 상쇄되는 모습이었다.

개별 종목별로는 미국 2위 소매업체인 타겟이 당초 4000만명이라고 밝혔던 신용카드 계좌정보 유출건수가 최대 7000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1.22% 하락하고 말았다. 전날 장 마감 이후에 부진한 실적을 공개했던 알코아도 6% 가까이 추락했다.

또한 대형 석유업체인 쉐브론은 2% 가까이 하락하면서 대형주 약세를 주도했다.

반면 대표적인 의류 소매업체인 갭은 연간 실적 전망이 당초 전망치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인 덕에 주가가 1% 이상 상승했다. 아베크롬비 앤 피치 역시 연간 실적 전망 상향 조정 덕에 12% 가까이 급등했다.

◇ 코컬라코타 “연준, 잘못된 길 가는중..부양 더 강화해야”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낮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현재 연방준비제도(Fed)는 잘못된 정책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오히려 통화부양 기조를 지속하거나 강화해야 한다고 나라나야 코컬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주장했다.

최근 몇년새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매파에서 경기 부양을 강조하는 비둘기파로 전향했던 코컬라코타 총재는 이날 미니애폴리스 타운홀 강연에서 “의회로부터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정책목표(듀얼 멘데이트)를 부여받은 연준은 부양기조를 더 강화함으로써 이 목표를 보다 잘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연준이 기존의 부양기조를 완화하거나 늦추는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코컬라코타 총재는 “현재 연준의 정책기조보다 더 부양기조를 강화함으로써 연준은 실업률을 더 빨리 낮추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인 2%까지 더 빨리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며 실업률은 6.5%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12월 실업률은 6,7%였다.

◇ 타겟 “신용카드 정보유출 고객 최대 7천만명”..큰폭 늘어

미국내 2위 소매업체인 타겟이 지난달 발생했던 해킹에 의한 고객 계좌정보 유출사건에 대한 세부 내용을 추가로 공개하고 후속 대책으로 고객들에게 카드 도용 방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타겟은 이날 지난해말 발생한 오프라인 방문 고객들의 계좌정보 유출과 관련, “당시 정보가 유출된 고객수는 최대 7000만명에 이르고 고객들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외부로 새나갔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4000만명 수준이라고 밝혔던 피해자수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아울러 타겟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앞으로 1년간 고객들에 대해 무료로 크레딧(신용)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한편 모든 미국내 고객들을 위해 신용카드 도용 여부를 점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타겟은 올 4분기(10~12월)중 조정 순이익 전망치를 주당 1.20~1.30달러로 제시해 종전 1.50~1.60달러보다 하향 조정했다. 또 동일점포 매출은 2.5% 감소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 美 취업자, 3년래 최저..구직감소에 실업률 6.7%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도는 쇼크 수준을 보였다. 취업자수는 10만명에도 못미쳐 거의 3년만에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실업률은 무려 5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6.7%까지 낮아졌지만 구직활동 감소 영향이 컸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해 12월중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7만4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만6000명이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돈 것은 물론이고 앞선 11월의 24만1000명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2011년 1월 이후 2년 11개월만에 가장 저조한 숫자였다. 반면 앞선 10월 취업자수는 종전 20만명으로 그대로 유지됐고 11월 취업자수는 종전 20만3000명에서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민간부문에서 취업자수는 8만7000명 증가하며 상향 조정된 11월의 22만6000명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고 19만5000명이던 시장 전망치에도 크게 못미쳤다. 서비스부문에서는 9만명 증가했고 공장 취업자는 9000명 증가했지만, 제조업 취업자는 3000명 줄었다. 강추위로 인해 건설부문도 취업자가 1만6000명이나 급감했다.

이같은 취업자수 증가폭 둔화에도 불구하고 12월중 실업률은 6.7%를 기록하며 전월인 11월의 7.0%는 물론이고 7.0%로 정체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보다 모두 개선됐다. 특히 이같은 실업률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무려 5년 2개월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다만 이는 구직활동 감소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실제 12월중 노동시장 참가율은 62.8%를 기록해 앞선 11월의 63.0%보다 낮아졌다.

◇ 美 은행권, 모기지 부실판매 총 배상액 53조원

지난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주범으로 꼽히는 모기지담보증권(MBS) 부실판매로 인해 미국 금융권이 배상해야할 총 벌금액이 500억달러(약 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뉴욕타임즈(NYT)는 JP모건체이스 등 이미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은행들은 물론 앞으로 합의가 예정된 은행들의 벌금액을 추산한 결과, 총 배상규모가 이같이 천문학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500억달러라는 벌금액은 지난 2012년 미국 대형 은행들의 연간 이익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이를 기준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측 변호사들은 은행이 물어야할 벌금액을 117억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주택 소유자들에 대한 자금 지원 50억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MBS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모건스탠리는 주택 소유자 지원금을 포함해 총 30억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며 골드만삭스 역시 34억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구제금융 이후 영국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이 100억달러 안팎의 벌금을 낼 것으로 보이며 씨티그룹은 10억달러 정도의 벌금을 예상하고 있다.

앞서 미국 감독당국과 검찰 등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MBS 부실판매 혐의로 조사를 벌인 금융기관은 모두 16곳에 이른다. 현재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벌금액을 낮추기 위해 관계당국와 지속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상당수 대형 은행들은 이미 벌금을 부담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해놓고 있다. 제라드 캐시디 RBC캐피탈마켓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물론 500억달러라는 금액은 아주 큰 숫자인 것은 분명하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16개 대형 은행들에게 이 정도 벌금은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 英 산업생산, 석달래 최저..佛 생산은 예상상회

영국 통계당국(ONS)은 이날 지난 11월 산업생산과 제조업 생산이 각각 전월대비 보합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0.5%, 0.4%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를 모두 밑돈 것이다. 특히 두 지수 모두 지난해 8월 이후 석 달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이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 생산이 4.0%나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이었고, 석유와 가스 생산도 3.0% 감소하며 산업생산 정체를 주도했다. 자동차와 제약 부문 성장도 상대적으로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프랑스의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1.3% 성장했다고 프랑스 통계당국(Insee)이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0.4% 증가보다 더 개선된 수치였다.

다만 앞서 발표됐던 지난해 10월 산업생산 수치도 종전 0.3% 감소에서 0.5% 감소로 추가로 하향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