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03.08 06:05:15
3대지수 1%미만 올라..다우는 사흘째 사상최고
소재-금융주 강세..소매업체들, 실적기대 랠리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숨고르기 하루만에 다시 랠리를 재개했다. 고용지표 호조와 유럽 중앙은행들의 추가 부양 기대가 힘을 발휘했다. 이 덕에 다우지수가 사흘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사상 최고를 눈앞에 뒀다.
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33.25포인트, 0.23% 상승한 1만4329.4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9.72포인트, 0.30% 뛴 3232.09를 기록했고, 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2.80포인트, 0.18% 오른 1544.26을 기록하며 1565선인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에 20포인트 차이로 다가섰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는 이날도 이어졌다. 개장전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시장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데다 4주 이동평균 건수가 5년만에 최저치까지 하락한 것도 힘을 실었다.
이후 1월중 무역수지 적자폭이 재차 확대됐다고 전해졌지만 원유 수입 증가에 따른 것으로 큰 악재가 되진 못했다. 오후에는 소비자신용이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호재가 됐다.
유로존에서도 이탈리아 정국 혼란 속에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의 입찰 낙찰금리가 2년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소식이 힘을 보탰고, 영란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았지만, 여전히 향후 부양 기대치를 그대로 유지시키며 시장심리를 개선시켰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소재주와 금융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등이 일제히 올랐다.
소매업체들의 강세도 두드러졌는데, 2월 동일점포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리미티드브랜즈와 TJX, 코스트코 등이 주가 강세를 보였다. 다만 월단위로 동일점포 매출 발표를 하지 않기로 한 타겟과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콜스 등의 주가는 엇갈림을 보였다.
갭은 당초 개장전 발표하던 동일점포매출을 장 마감 이후로 바꾸기로 했다가 이날 착오로 미리 실적을 공개한 탓에 일시적으로 주식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지만, 주가는 결국 4% 이상 급등했다.
아울러 보잉도 문제가 됐던 ‘787드림라이너’ 제조가 재개되기로 했다는 소식에 2.49% 올랐다. 또한 시카모어파트너스가 회사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핫토픽 역시 20% 이상 급등세를 탔다.
◇ 美소비자신용, 5개월 최고..신용카드 사용은 저조
지난 1월중 미국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나 대출 등을 통해 소비한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5개월만에 가장 큰 증가율이었다. 다만 일반 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용카드 사용은 크게 늘어나지 않아 소비경기 자체가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연결시키긴 어려운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지난 1월중 미국 가계의 소비자신용이 전월대비 162억달러(계절조정)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지난해 12월의 1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증가율로도 지난해 12월의 6.6%를 넘어선 7.0%로 더 상승했다.
1월중 소비자신용 증가는 최근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듯이 자동차대출과 개인대출, 학자금대출 등 소위 비리볼빙 대출 증가에 의한 것이었다. 이는 160억달러로, 10%나 증가했다. 반면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리볼빙 대출은 1억600만달러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월대비 0.2% 늘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대니얼 실버 JP모간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처럼 신용카드 사용 등 리볼빙 대출이 비리볼빙 대출보다 크게 저조한 편”이라며 “이는 그저그런 여타 소비관련 지표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 ECB, 유로존 성장전망 하향..추가부양 시사
유럽중앙은행(ECB)이 8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유로존의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인플레이션 전망도 낮춰 항후 상황에 따라 추가 부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유로존 경제 성장의 하방 리스크는 국내와 수출 수요 부진, 개혁 지연으로부터 올 것”이라며 ECB 실무진이 이에 따라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ECB 실무진은 내년 유로존 GDP 성장률을 0~2.0%로 수정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0.2~2.2%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아울러 올해 전망치도 -0.9~-0.1%로, 12월 전망치인 -0.9~+0.3%에서 상단을 낮췄다.
드라기 총재는 “최근 경기 서베이지표를 보면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금융시장 상황도 이탈리아 총선 직후 혼란 때에 비하면 다소 개선됐다”며 “올해 후반부에 경제는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경제성장의 하방리스크가 강한 편”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은행권의 대출이 여전히 타이트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유로존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제한적인 상태”라며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대체로 균형적이며 물가 수치는 다소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여전히 상승압력도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ECB 실무진은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올해 종전 1.1~2.1%에서 1.2~2.0%로 하단을 높이면서 상단을 낮췄다. 내년 전망치는 0.6~2.0%로, 종전 0.6~2.2%로 더 낮췄다. 이는 경제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 美 실업수당, 또 개선..기업 해고건수는 급증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주일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4주 이동평균 건수는 무려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경기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7000건 감소한 34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5만5000건을 밑도는 것이다. 반면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4만4000건에서 34만7000건으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실제 미국 고용여건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 역시 34만8750건으로, 전주에 비해 또다시 줄었다. 특히 이는 지난 2008년 3월 이후 무려 5년만에 최저수준이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은 건수 역시 309만4000건으로 전주의 309만1000건보다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311만건을 밑돌았다.
반면 이날 시장 조사기관인 챌런저, 그레이앤 크리스마스는 지난 2월중 기업들의 해고건수는 5만5356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4만430명보다 37%나 급증한 것으로, 해고건수는 최근 두 달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전년동월대비로도 7% 증가했다. 특히 금융권에서의 해고자 수는 무려 2만1724명에 이르러 지난 2011년 9월 이후 1년 5개월만에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 1월 금융권 해고건수의 무려 3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 스페인 국채입찰 성공..10년 낙찰금리, 28개월래 최저
이탈리아 정국 혼란 우려속에서도 스페인이 5년과 10년만기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특히 낙찰금리가 최근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스페인 재무부는 이날 입찰을 통해 50억3000만유로(66억달러) 어치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50억유로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10년만기 국채는 4.917%에 낙찰되며 지난 2010년 11월 이후 2년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5년만기 국채의 낙찰금리 역시 3.572%로, 지난 2010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함께 발행된 2년만기 국채도 2.632%에 낙찰되며 지난 1월 실시했던 입찰에서의 2.713%보다 낮아졌다.
이탈리아 정국 혼란이 스페인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이날도 잠시후 결과가 나올 ECB 통화정책회의가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에서도 10년만기 스페인 국채금리는 4.95%까지 하락했다. 이는 이탈리아 총선 직후 연고점이었던 5.59%에서 무려 0.64%포인트(64bp)나 하락한 것이다.
◇ 美 자사주 취득 1조달러 돌파..크레딧 붐 우려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규모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기업들이 저금리 환경하에서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으로 크레딧을 마구 늘리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이날 CNBC는 로젠블래트증권의 분석 자료를 인용,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포함된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브라이언 레이놀즈 로젠블래트 스트래티지스트는 또다른 크레딧 붐이 절정에 치달으면서 향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사주 취득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선 것 자체는 물론이고 이것이 크레딧 붐의 시작일 수도 있다”며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시간들을 모두 만회하려는 듯 자사주 취득에 나서고 있고 지난달 그 증가 속도는 가장 빨랐다”고 지적했다.레이놀즈 스트래티지스트는 일단 이같은 자사주 취득 증가가 유통시장에서 돌아다니는 주식수를 줄임으로써 주가를 더 높이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나 부채담보부증권(CDO)까지 발행해가면서 현금을 확보하려고 하는 점은 지난 금융위기 직전의 분위기와 흡사하다며 우려의 시선을 늦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