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창과 방패 ‘김종훈 vs 정동영’ 빅매치 성사
by박보희 기자
2012.03.19 0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19일자 6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서울 강남 을 지역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반을 둘러싼 ‘창과 방패’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새누리당은 18일 서울 강남 을 지역구에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천했다. 한미 FTA 실무 협상을 주도한 김 전 본부장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한미 FTA 폐기론자인 정동영 고문과 맞대결을 펼친다. 선거 주요 쟁점은 역시 한미 FTA로 집약될 전망이다.
한미 FTA를 사이에 둔 정 고문과 김 전 본부장의 대결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 고문은 과거 한미 FTA와 관련 김 전 본부장을 이완용에 비유하며 ‘매국노’라 비판했다. 이에 김 전 본부장은 “내가 이완용라면 한미 FTA를 찬성하는 많은 국민들 또한 이완용의 지지자인 셈”이라고 맞섰다.
정 고문의 입장은 분명하다. 민주당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것. ‘말 바꾸기’ 지적에 대해서 “우리가 손님을 초대했는데 품안에 폭탄을 안고 온 격“이라며 ”손님이 폭탄을 품고 왔으면 내쫒아야 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고문과 김 전 본부장 모두 선거가 한미 FTA 사안에 국한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정 고문 캠프 관계자는 “굴욕 외교인 한미 FTA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이 FTA 반짝이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며 “김 전 본부장이 복지와 경제민주화 등을 할 수 있겠느냐. 정치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후보인 점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정 고문측이 한미 FTA를 선거 쟁점화 하고 있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이어 “국민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설명하겠지만 이뿐만 아니라 성장과 복지 정책도 함께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남 을 지역구가 새누리당의 텃밭인데다 FTA 찬성 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일단 김 전 본부장에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강남 을의 경우 과거 새누리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FTA 프레임으로 판이 커지면 야권이 오히려 약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FTA가 전국적으로 이슈화되는 것은 여당에 불리하지 않다. 전반적으로는 새누리당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