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1.08.30 05:24:20
허리케인 `아이린` 안도감도 한 몫
금융주 강세..기술주도 오름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상승 마감했다. 그리스 대형 은행들간의 합병과 경제지표 호조, 허리케인 `아이린`에 대한 우려 해소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54.71포인트, 2.26% 올라 1만1539.25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3.28포인트, 2.83% 상승한 1210.08을, 나스닥 지수는 82.26포인트, 3.32% 뛴 2562.11로 각각 마감했다.
개장전부터 `아이린`이 뉴욕을 관통하면서 우려보다 피해가 적었다는 안도감에다 미국 소비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매수세를 부추겼다.
이날 미 상무부는 7월중 미국 개인 소비지출이 전월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전망했던 0.5%를 넘어섰고, 6월 0.1% 감소에서 한 달만에 다시 증가세로 반전한 것.
이후 나온 전미 부동산업협회(NAR)의 7월 잠정주택판매 지수가 전월대비 1.3% 하락했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그나마 부합하면서 충격을 덜었다.
이런 가운데 2, 3위 은행간 합병을 발표한 그리스 증시는 21년만에 최대로 급등하는 등 유럽증시까지 호조를 보이며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단연 강세를 보인 가운데 기술주도 호조세를 보였다.
금융주 가운데서는 중국건설은행 지분 5.2%를 매각해 83억달러를 조달한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증자 우려를 덜고 8.12%나 급등했다. 모간스탠리와 씨티그룹도 각각 4%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보험주들도 두각을 보였다. `아이린`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올스테이트가 8.5%나 치솟았고 하트포드와 트레블러스도 각각 12.97%, 5.07% 상승했다.
기술주 중에서는 마이크론이 메모리 칩 가격 반등에 힘입어 8.57% 상승한 가운데 AMD가 5.24% 상승했고 ST마이크로도 4.77% 올랐다.
새로운 혈관수축제를 공동 개발한 화이자와 브리스톨-마이어스가 각각 3.68%, 1,98% 상승했다.
◇ 유로존 고위관료들 `성장둔화`우려
이날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 의회 경제위원회에 출석, "미국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아직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로존에서도 완만한 경제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트리셰 총재는 "앞으로 몇개월간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인 2%를 웃돌 것으로 보여 ECB는 인플레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성장 둔화에 따른 중기 관점에서의 물가 전망 리스크는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9월초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도 "유로존 경제성장이 2분기 이후 더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1분기에 0.8% 성장한 유로존에서는 2분기에 이미 성장률이 0.2%로 둔화됐다.
또 "단기 경제지표들은 추가적인 성장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며 "현재 상황은 봄에 전망했던 것보다 더 좋지 않다"고 말해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 미국 개인 소비지출 5개월 최고
미국의 지난달 개인의 소비지출이 최근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개인 소득도 소폭 늘어났다.
이날 미 상무부는 7월중 미국 개인 소비지출이 전월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전망했던 0.5%를 넘어섰고, 6월 0.1% 감소에서 한 달만에 다시 증가세로 반전한 것.
내구재 소비가 1.9%나 증가해 최근 4개월째 이어져온 감소세를 벗어났고 비내구재와 서비스 소비 역시 0.7%씩 늘어났다.
일본의 대지진에 따른 부품공급 차질이 해소되면서 자동차 등 소비가 정상수준으로 회복되고 있고 유가와 전기요금이 하향 안정되면서 소비여력이 다소 늘어난 것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 잠정주택 판매 3개월만에 하락반전
미국의 잠정주택 판매가 3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미 부동산업협회(NAR)는 7월 잠정주택판매 지수가 전월대비 1.3% 하락한 89.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마이너스(-) 1.3%와 일치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에 7개월만에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뒤 두 달째 오름세를 이어오던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석 달만에 하락 반전했다.
로렌스 윤 전미 부동산업협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월별 잠정주택 판매지수를 보면 여전히 주택판매 활동이 부진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도 "서서히 개선되는 추세는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년동월대비로는 14.4%나 높아져 작년에 비해서는 잠정주택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BoA, 중국건설은행 지분매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중국건설은행(CCB) 지분 절반 정도를 매각했다. BoA는 "중국건설은행 보유지분의 절반수준인 131억주를 매각해 83억달러를 조달했다"며 "이를 통해 바젤III 새로운 기준 도입에 따른 자본비율에 맞추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BoA는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있는 투자자그룹에 131억주를 매도해 건설은행 지분율을 5%로 낮췄다.
앞서 브라이언 T. 모이니한 BoA 최고경영자(CEO)는 "바젤III에서 제시하는 자본기준을 맞추기 위해 사업부나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이번 지분 매각 이전에도 3500명 감원과 캐나다 신용카드 사업부문 매각 등 대책을 하나둘 발표해왔다.
BoA 주가는 올들어 40%나 급락했는데, 모기지 관련 손실로 인해 자본비율을 맞추기 못해 증자를 해야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