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또 하락..나흘간 다우 771p 급락

by지영한 기자
2010.05.08 05:58:56

유럽 위기 확산 우려감 지속..고용지표 개선 빛바래
전날 `장중 폭락`으로 주식시스템 안전 의구심까지 불거져

[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뉴욕증시가 7일(현지시간) 하루 전 `장중 폭락` 원인을 둘러싼 의구심과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가 지속된 여파로 나흘 연속 하락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40.72포인트(1.34%) 하락한 1만379.6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4.00포인트(2.33%) 떨어진 2265.64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7.28포인트(1.53%) 떨어진 1110.87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해 오전 한때 오름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미국의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보다 많이 증가한 점이 매수세를 끌어들였다.

그러나 유럽국가의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지속되면서 뉴욕증시는 장중 급락 후 낙폭을 줄인 후 다시 낙폭을 확대하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내보였다.  

특히 전날 장중 한때 다우 지수가 10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원인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억측들이 난무하면서 주식 거래 시스템 안전에 대한 의구심까지 가세했다.

이에 따라 점심 무렵 보합권까지 낙폭을 줄였던 뉴욕증시는 오후 들어 다시 낙폭을 확대했고, 다우 지수는 전날에 이어 세자릿수의 하락을 기록했다.



뉴욕증시가 이번 주 폭락세를 기록함에 따라 주요 지수들의 연간 수익률도 일제히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다우, 나스닥, S&P 500 지수는 이번 주에 각각 5.71%, 7.95%, 6.39% 떨어졌고, 특히 최근 나흘간 낙폭은 각각 6.92%, 9.33%, 7.59%에 달했다.

이중 다우 지수는 최근 나흘간 771.70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번 주 다우 지수 성적표는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이었다.

이에 따라 다우, 나스닥, S&P 500 지수의 연간 수익률이 각각 -0.46%, -0.15%, -0.38%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이 노키아로부터 특허권 침해 혐의로 고발당했다는 소식으로 4% 이상 하락했다.

건강관리 제품을 판매하는 케어퓨전은 2010년 실적전망치가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드러나 5% 이상 급락했고, 에너지 트링크업체 한센 내추럴도 1분기 실적 악재로 12% 떨어졌다.

반면 금융위기 때 구제자금을 받고 회생한 보험사 AIG는 지난 1분기 14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점이 호재로 작용해 5% 이상 올랐다. AIG는 최근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컴퓨터 서비스 업체 스탠리는 경쟁사인 캐나다의 CGI에 인수된다는 소식으로 27% 가까이 급등했다. 인수가격은 전날 종가에 29%의 프리미엄이 붙은 10억7000만달러.


주요 언론들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전날 다우 지수가 장중 한때 10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원인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한 트레이더가 다우 종목인 프록터앤드갬블(P&G)에 매도 주문을 내면서 숫자 뒤에 `m(×100만주)` 대신 `b(×10억주)`를 실수로 입력한 점이 하루 전 폭락을 촉발했으리나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트레이더의 주문 실수라기보다는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감이 급속히 커지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매물이 일시에 몰린데다, 손절매 프로그램이 연쇄적으로 반응하면서 지수가 순간적으로 폭락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전날 급락 원인을 둘러싸고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 주식 거래 시스템 안전에 대한 의구심마저 불거져, 유럽발 악재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더욱더 압박을 받았다.



미국 노동부는 발표한 지난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006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29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애초 16만2000명 증가한 것으로 발표된 3월 고용도 23만명 증가한 것으로 대폭 상향 수정됐고, 2월 고용은 1만4000명 감소에서 3만9000명 증가한 것으로 수정됐다.

이로써 미국의 고용은 최근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해 미국의 고용여건이 개선 추세에 놓여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다만, 구직 포기자들이 취업의 희망을 품고 구직 대열에 합류한 영향으로 미국의 실업률은 전월 9.7%에서 9.9%로 상승했다.

미 연준이 장 후반 발표한 미국의 3월 소비자신용은 감소했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연율로 1%가량(19억5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