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결과 앞두고 차익실현` 다우 1.2%↓

by전설리 기자
2009.05.08 05:45:34

금융주 하락..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촉각`
통신·기술주도 약세..투자의견 하향-실적 악화
신규실업수당청구 `3개월 최저`-4월 소매유통 매출 `선전`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마쳤다.

상승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개장 직후 30여분만에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내내 낙폭을 늘려 일일 최저점 수준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의 발표를 앞두고 금융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AT&T와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 조정과 시만텍의 실적 악화로 통신 및 기술주도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진행된 국채 입찰 수요가 저조했던 것도 부담이 됐다.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3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4월 소매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선전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투자심리를 되돌리지 못했다.

주요 외신들의 추정 보도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테스트 결과는 우려했던 만큼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날 오후 5시에 테스트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409.85로 전일대비 102.43포인트(1.20%)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16.24로 42.86포인트(2.44%) 내렸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907.39로 12.14포인트(1.32%) 밀려났다.



개장 전 랠리를 펼치던 금융주가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씨티그룹(C)이 1.3%, JP모간체이스(JPM)가 5.3%, 웰스파고(WFC)가 7.8%, 골드만삭스(GS)가 3.9% 각각 하락했다.

미국 정부가 19개 대형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예상보다 공포스러운 수준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금융권에 드리웠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결과는 이날 오후 5시 장 마감 후 발표된다.

주요 외신들의 추정 보도에 따르면 BoA를 포함한 최소 7개 은행들은 670억~720억달러 규모의 자본을 확충해야 할 전망이다. 반면 6개 은행은 자본확충 요구 없이 테스트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4대 은행 가운데 BoA와 씨티그룹, 웰스파고 3개 은행은 추가 자본확충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는 BoA가 340억달러, 씨티가 50억~100억달러, 웰스파고가 150억달러, 모간스탠리가 15억달러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추가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정부가 보유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JP모간체이스만 자본확충 요구 대상에서 제외됐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뉴욕멜론,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메트라이프, 캐피탈 원 파이낸셜도 재무구조가 건전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AT&T(T)와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즈(VZ)가 각각 4.7%, 2.9% 내렸다.

JP모간체이스는 가입자수 증가세 둔화와 가격 경쟁 요인 등을 들어 이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보안 소프트웨어업체 시만텍(SYMC)은 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내놓은 여파로 14.8% 급락했다.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CSCO)는 월가 전망을 웃돈 실적에도 불구하고 3.4% 밀렸다.


소매 유통주들은 4월 매출이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조세로 마쳤다.

세계 최대 할인점 월마트(WMT)는 실적 호조 덕택에 0.8% 올랐다. 월마트의 4월 동일점포매출은 5% 증가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2.9%를 훨씬 웃돈 증가폭이다.

2위 할인점 타겟(TGT)도 2.9% 상승했다. 반면 JC페니(JCP)와 메이시(M)는 각각 5.7%, 6.6% 하락했다.

미국 주요 소매 유통업체들의 4월 매출 실적은 예상보다 선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활절과 따뜻한 날씨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지갑을 열게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소매 유통업체들의 4월 동일점포매출은 1.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증가폭으로 0.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던 월가 전망을 뒤엎은 것이다.
 
그러나 소비지출의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절약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할인 품목에만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와튼 스쿨 산하의 제이 H. 베이커 리테일링 이니셔티브의 에린 아멘딩거 이사는 "소비지출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지만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며 "회복이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업수당 연속 수급자는 14주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2일 마감기준)가 전주대비 3만4000명(계절조정) 감소한 60만1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63만5000명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추세를 잘 보여주는 4주 평균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1만4750명 줄어든 62만3500명을 기록했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25일 마감기준)는 5만6000명 늘어난 635만명을 기록했다. 4주 평균은 12만5250명 증가한 621만명이었다. 모두 사상 최대치다.

경제위축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기업들의 감원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과 지표 개선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6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7센트(0.7%) 오른 56.71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엔에 대해서도 사흘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정책이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았다는 전망이 부각되면서 유로 강세의 배경이 됐다.

오후 4시38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3386달러로 전일대비 0.52센트(0.3900%) 상승했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3470달러까지 치솟아 지난달 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