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설리 기자
2009.01.30 03:07:18
신규주택판매 `사상최저`
내구재주문 `5개월 연속 감소`
스타벅스·퀄컴·포드 실적 악화
금융주 약세..배드뱅크 회의론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타고 있다. 주요 지수는 2%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중이다.
스타벅스와 퀄컴 등 기업들의 실적과 함께 경제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날 발표된 신규주택판매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내구재 주문은 5개월 연속 감소해 경기후퇴(recession)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버락 오바마 새정부가 구상중인 `배드뱅크`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 급등했던 금융주들이 약세로 돌아섰다.
S&P500 지수가 지난 나흘간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장기간 랠리를 펼친 가운데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도 작용하는 모습이다.
오후 12시3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228.81로 전일대비 146.64포인트(1.75%)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22.87로 35.47포인트(2.28%) 내렸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54.63으로 19.46포인트(2.23%) 밀려났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58센트(1.38%) 내린 41.58달러를 기록중이다.
배드뱅크의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되면서 전날 급등세를 탔던 금융주들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씨티그룹(C)이 4.7%,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6.3%, JP모간체이스(JPM)가 4.3% 각각 하락했다.
`월가의 족집게 애널리스트`로 꼽히는 오펜하이머의 메리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는 "`배드뱅크`는 대출을 활성화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가 은행들의 악성 부실자산을 시장가격으로 사들이려고 할 경우 은행들은 자산 매각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SBUX)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1% 오름세다.
전날 장 마감 후 공개된 스타벅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9% 급감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9월까지 매장 300개를 추가로 줄이고, 매장직원 6000명과 사무직원 7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세계 2위 휴대폰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퀄컴(QCOM)은 실적 악화 여파로 5.2% 내렸다.
퀄컴의 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은 3억4100만달러(주당 20센트)로 전년동기 7억6700만달러(주당 46센트) 대비 감소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31센트로 톰슨 로이터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47센트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F)도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이 59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두 배로 늘었다는 소식에 2% 하락했다. 포드는 보유현금이 크게 감소했으나 아직 정부의 구제자금은 필요없다고 밝혔다.
미국 보험사 올스테이트(ALL)와 이스트만 코닥(EK)은 각각 20.9%, 25.9% 급락세다. 올스테이트와 이스트만 코닥은 이날 각각 1000명, 4500명 규모의 감원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12월 신규주택판매가 연율 33만1000채(계절조정)로 전월대비 14.7%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지난 1963년 이래 최저치.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39만채도 하회한 수준이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45% 급감한 수치다.
주택가격(중간값)은 20만6500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3% 급락했다. 이는 5년래 최저가다.
지난해 전체 신규주택판매는 전년대비 38% 감소한 48만2000채를 기록했다. 이는 1982년 이후 최저치다. 연간 주택가격은 23만600달러로 7%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70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역별로 모든 지역에서의 판매가 감소했다. 북동부와 서부에서의 판매가 각각 28%, 20% 줄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에단 해리스 미국 경제 담당 리서치 팀장은 "주택시장이 심각한 침체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며 "지난해 가을 심화됐던 금융위기가 주택시장의 침체를 가속화시켰고,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사람들이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기후퇴가 심화되면서 내구재 주문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상무부는 12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대비 2.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감소폭은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보다 큰 폭이다.
11월 내구재 주문 감소폭도 종전 발표된 1.5%에서 3.7%로 대폭 상향 수정됐다.
변동성이 심한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이 3.6% 감소했다. 운송장비 주문은 0.6%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내구재 주문은 5.7% 급감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신용경색과 고용시장 위축에 따른 소비 감소와 글로벌 수요 둔화로 제너럴모터스(GM)와 캐터필라 등 기업들은 지출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내구재 주문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이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우드 회장은 "내구재 수요가 붕괴됐다"며 "국내와 해외의 경기후퇴 심화로 신규 주문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1주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노동부는 지난주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17일 마감기준)가 전주대비 15만9000명 급증한 478만명(계절조정)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67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다.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24일 마감기준)는 3000명 증가한 58만8000명을 기록했다.
추세를 잘 보여주는 4주 평균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54만2500명으로 2만4250명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