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9500-S&P1000 붕괴..`잇단 대책 역부족`

by김기성 기자
2008.10.08 05:38:29

금융주 연일 급락..`자본 확충 불가피성 고조`
연준, CP 매입-금리인하 시사 불구 ` 패닉`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또다시 폭락했다.
 
다우 지수는 전날의 1만선에 이어 9500선 마저 붕괴됐고, S&P500 지수의 1000선도 무너졌다.

장초반 뉴욕 주식시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공조 움직임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업어음(CP) 매입, 유럽연합(EU)의 예금보호한도 상향 조정 소식으로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신용위기에 따른 상각 손실을 대비하기 위해 보통주 100억달러를 발행하기로 했다는 발표 이후 금융권의 추가 자본조달 불가피성이 부각되면서 금융위기 공포감이 다시 증폭됐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모간스탠리 투자를 철회할 것이라는 루머도 투자심리 냉각에 한몫했다. 이에 따라 금융주의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금융위기 완화를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설 뜻을 강력히 시사했지만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돌려놓지 못했다.

한때 1만선을 회복하기도 했던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508.39포인트(5.11%) 폭락한 9447.11로 마감, 9500선마저 무너졌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의 1000선도 붕괴됐다. 996.23으로 60.66포인트(5.74%) 추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54.88로 108.08포인트(5.80%) 폭락했다.

◇`위기 진정 멀었다..자본이 더 필요해!`..금융주 동반 급락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상각손실을 대비한 자본 확충을 위해 배당금을 삭감하고 보통주 100억달러를 발행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후 금융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금융권이 신용위기 파장을 넘기 위해서는 여전히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는 우려감이 고조된 것이다. 다시말해 금융회사의 추가 몰락 가능성이 대두된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6% 폭락했고, 씨티그룹(C)도 12.9% 급락했다. 골드만삭스(GS)는 7.2% 떨어졌다.



모간스탠리(MS)는 회사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UFJ가 자본 투자를 철회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면서 25% 폭락했다.

◇연준, 잇단 초강도 대책..금리인하도 시사

연준이 극심한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기업어음(CP)을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 벤 버냉키 의장은 금리인하 가능성도 강력히 시사했다.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모든 권한을 총동원하겠다"는 그의 발언을 실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준의 CP 매입은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의 숨통을 틔여주기 위한 조치로 월스트리트를 넘어 메인스트리를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수주 동안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인 CP 시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연준이 강력한 개입에 나선 것이다.

또 버냉키 의장은 전미기업경제협회(NABE) 연례 회의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금융시장의 동향을 감안할 때 연준은 지금의 (중립적인) 통화정책이 적절한지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의 경제지표와 금융시장 동향이 경제성장 전망치 악화와 경기하강 위험 증가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불확실성이 남아있을지라도 다소 개선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예정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RB) 또는 그 이전에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공조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이 100bp(1%p)의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50bp 인하했다.

◇유가 반등..`OPEC 감산 가능성`

국제 유가는 반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기 위해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25달러(2.6%) 오른 90.0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초강수 정책을 잇따라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하락세를 타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침체가 확산될 경우 유가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리비아의 원유 감산 촉구와 OPEC 의장의 감산 가능성 시사 발언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