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설리 기자
2007.12.25 06:42:52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평소보다 짧은 장이었지만 투자자들은 `산타 랠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낼 수 있게 됐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은 다우 지수가 1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는 등 지난 주말의 `산타 랠리`를 이어갔다.
메릴린치와 알코아 등 오랜만에 들려온 인수합병(M&A) 소식이 지난 주말 리서치 인 모션(RIM)의 실적 호조와 메릴린치의 투자 유치 가능성 소식에 달궈진 투자 심리를 덥혔다.
메릴린치는 당초 기대됐던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홀딩스로부터 50억달러에 더해 컨팅사인 데이비스 셀렉티드 어드바이저스로부터도 12억달러의 자금을 조달, 총 62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윈햄 파이낸셜의 수석 투자 전략가 폴 멘델슨은 "인수합병(M&A)이 긍정적이었다"며 "연말로 향하면서 다이내믹한 많은 재료들이 시장을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주 후반 의미있는 경제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 이같은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이 떨어지고, 난방철 고유가로 미국 소비자들의 허리가 휘는 상황이지만 `소비의 천국`에서의 연말 쇼핑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 지수를 밀어올렸다. 이날 타겟, 월마트 등 주요 유통주들이 강세를 나타낸 배경이다.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이 800명의 쇼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일요일까지 71%만이 홀리데이 쇼핑을 끝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지난다고 해서 쇼핑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파격 세일을 기대하며 구매를 미루고 있다.
오크트리 애셋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로버트 파블릭은 "홀리데이 쇼핑 시즌의 소비가 기대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아직 쇼핑을 끝내지 않은 소비자들이 막판 쇼핑에 나서면서 소매 유통업체들의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연말까지 산타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고무적이지만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 속에 잠시 가라앉은 경기침체와 신용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이 아니기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날 메릴린치 주가가 자금 유치와 메릴린치 캐피탈 매각 소식에 상승세를 탔다가 지분의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지며 하락 마감한 것은 불길한 전조다.
메릴린치는 싱가포르 테마섹 홀딩스 등에 주당 48달러에 지분을 넘겼다. 이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13.6% 할인된 가격이다.
어웨드 에셋 매니지먼트의 짐 어웨드 회장은 이날 메릴린치의 지분 헐값 매각을 들어 "축제 분위기에 취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끝내고 난 후 오는 1월에는 투자자들이 술을 깨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