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하락 마감..`급등 부담`

by전설리 기자
2007.11.15 06:55:12

유가 급반등-기술주 차익 매물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보합권 분투 끝에 장 막판 낙폭을 키우며 하락세로 마쳤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비교적 완만했으나 전날 급등에 따른 부담과 유가의 급반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기술주에 대한 차익 실현 재개도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HSBC 홀딩스와 베어스턴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로 인한 추가 자산 상각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베어스턴스가 지난 2개월간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을 50% 가량 줄였다고 밝히면서 신용 우려감을 다소 걷어냈다.

개장 전 발표된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대로 0.1% 상승, 생산 부문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비교적 완만함을 시사했다. 10월 소매판매는 고유가와 주택가격 하락 여파로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3달러 이상 떨어졌던 유가는 급반등, 다시 94달러대로 올라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92달러(3.2%) 상승한 94.09달러에 마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76.08포인트(0.57%) 하락한 1만3231.01로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9.33포인트(1.10%) 내린 2644.32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0.47포인트(0.71%) 밀린 1470.58을 기록했다.
 
국채수익률은 상승 마감했다.(가격 하락)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27%로 전일대비 0.6bp 올랐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물 수익률은 0.8bp 상승한 3.55%로 마쳤다.

한편 연방준비제도이사회(RFB)는 이날 매년 두 차례 발표해온 경기전망을 네 차례로 늘리는 등 정책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를 오는 20일 공개될 지난 10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메릴린치(MER)는 스탠리 오닐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존 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로넥스트 회장이 임명될 것이라는 소식에 1.8% 상승했다.

베어스턴스(BSC)와 HSBC 홀딩스(HBC)도 각각 2.4%, 0.1% 올랐다.

베어스턴스의 새뮤얼 몰리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손실로 4분기 12억달러의 자산을 상각할 예정"이라며 "이로 인해 4분기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베어스턴스는 자산담보부증권(CDO)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데 주력해왔다"며 "지난 9일 현재 CDO 보유 규모가 8억8400만달러로 8월말의 21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HSBC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손실로 3분기 미국 사업부에서 34억달러의 자산 상각을 단행하고, 260개 소매 금융 지점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HSBC는 그러나 아시아와 중동 사업부 강한 성장세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내놨다.

파산설과 더불어 인수합병설(M&A) 가능성이 제기되며 급등락했던 온라인 증권사 E트레이드 파이낸셜(ETFC)은 전날에 이어 10.8% 치솟았다.

이밖에 씨티그룹 등 금융주가 꾸준한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씨티그룹(C)이 0.4%, 골드만삭스(GS)와 리먼브러더스(LEH)가 각각 0.1%, 3.1% 상승했다.

반면 기술주는 차익 실현 매물로 약세를 나타내며 나스닥에 하향 압력을 가했다.
 
애플(AAPL)이 2.3% 내렸다. 인터넷 황제 구글(GOOG)도 2.9% 밀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인텔(INTC)도 1%대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2위 백화점업체인 메이시(M)는 3분기 실적이 월가 기대를 넘어섰으나 4분기 매출이 종전 전망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밝히면서 7.1% 미끄러졌다.

억만장자 기업 사냥꾼 넬슨 펠츠의 투자회사 트리아크로의 매각을 추진중인 웬디스(WEN)는 트리아크가 인수 가격을 낮췄다는 소식에 3.1% 떨어졌다.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대로 0.1% 상승했다. 이에 따라 생산 부문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만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10월 PPI가 전월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의 예상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근원 PPI는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 월가 예상치를 하회했다. 월가는 근원 PPI가 0.1%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PPI는 6.1%, 근원 PPI는 2.5% 올랐다. 이는 지난 2005년 9월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부문별로 에너지 가격이 0.8%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이 3.1% 내렸고, 천연가스와 난방유 가격도 각각 2.4%, 2.5% 떨어졌다.

내셔널 시티의 리처드 드케이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비용 부담이 걱정이었는데 지금까지 완제품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연준에 다소 위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10월 소매판매 증가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와 주택가격 하락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는 10월 소매판매(계절조정)가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전월대비 0.2%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1%를 상회한 수준이지만, 0.7% 증가로 상향 조정된 9월 수치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둔화된 것이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2% 늘었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1% 증가했다.

드류 매터스 리먼브러더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들어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9월 기업 판매 대비 재고 비율(inventory-to-sales ratio)은 여전히 사상 최저에 근접한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급감에 대비해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면서 판매 대비 재고 비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부무는 9월 기업 판매 대비 재고 비율이 1.2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과 같은 수치로 지난해 초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인 1.25에 가까운 수준이다.

9월 기업들의 재고량은 증가했지만 판매량이 더 늘어 재고를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기업 재고는 전월대비 0.4% 늘었고, 판매는 이보다 큰 폭인 0.6% 증가세를 기록했다. 재고와 판매 모두 2개월래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