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호재 만발 랠리`..다우 319p↑

by전설리 기자
2007.11.14 06:44:45

월마트·골드만삭스·애플 호재→유통·금융·기술주 강세
소비 둔화·신용 우려 퇴색..유가 91弗로 급락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나흘간의 하락의 딛고 오래 간만에 랠리를 펼쳤다.

다우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100포인트 이상 치솟아 단숨에 1만3000선을 탈환한 뒤 상승폭을 키워 320포인트 가까이 폭등했다.

월마트의 실적 호조와 유가 급락, 골드만삭스의 자산상각설 부인, 애플의 중국 진출 등 호재 만발 속에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기지개를 켰다.

세계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는 호실적과 더불어 4분기 및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 고유가와 집값 하락에 따른 소비 둔화 우려 속에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골드만삭스의 대규모 자산 상각설 부인은 그간 시장을 짓눌러왔던 신용 우려감을 퇴색시키며 지수 상승을 부추겼다.

애플이 멀티미디어 휴대폰 아이폰의 중국 진출을 위해 차이나 모바일과 협상 중이라는 소식으로 기술주도 최근 부진을 털고 일제히 랠리를 펼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319.54포인트(2.46%) 상승한 1만3307.09로 마쳤다. 이는 8주래 최대 상승폭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89.52포인트(3.46%) 오른 2673.65에 마감했다. 이는 4년여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41.87포인트(2.91%) 상승한 1481.05를 기록했다.

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수요 감속 전망으로 3달러 이상 급락하며 91달러대로 내려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45달러(3.7%) 하락한 91.17달러에 마쳤다. 이는 지난 10월31일 이래 최저 수준이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급등 마감했다.(가격 하락)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전거래일대비 12.4bp 급등한 3.53%로 마쳤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26%로 3.7bp 올랐다.



월마트를 비롯해 금융주 JP모간 체이스, 씨티그룹 등 블루칩 종목이 급등하며 랠리를 주도했다.

월마트(WMT)가 실적 호조에 힘입어 6.1% 상승하며 유통주 강세를 이끌었다. 타깃(TGT)과 베스트바이(BBY)도 각각 5.2%. 2.8% 올랐다.
 
월마트는 이날 3분기 순이익이 28억6000만달러(주당 70센트)로 전년동기대비 8%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를 상회한 수준이다.

월마트는 이와 함께 올해 회계년도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3.13~3.17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4분기 주당 순이익 전망치도 99센트~1.03달러로 올려잡았다.



골드만삭스(GS)도 대규모 자산 상각설을 부인하면서 8.5% 급등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욕에서 메릴린치 주최로 열린 금융 서비스 컨퍼런스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에 대한 대규모 상각을 단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BAC)도 5.2% 올랐다.

BOA는 이날 4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부실자산 상각 규모를 30억달러로 내다봤으나 주가는 올랐다.

이밖에 씨티그룹(C)과 JP모간 체이스(JPM) 등 금융주가 6%대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애플의 중국 진출 소식에 기술주도 오랜만에 반등, 나스닥의 랠리를 뒷받침했다.

애플(AAPL)이 10.5% 뛰었다. 인터넷 황제 구글(GOOG)도 4.5%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인텔(INTC)도 3%대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가입자 기준 세계 최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과 멀티미디어 휴대폰 아이폰을 중국 본토에서 판매하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건설자재 유통업체인 홈디포(HD)는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2.3% 올랐다.

홈디포는 3분기 순이익이 10억9000만달러(주당 60센트)로 전년동기대비 27%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를 하회한 수준이다.

전날 파산설에 휩싸여 주가가 반토막 났던 온라인 증권사 E트레이드 파이낸셜(ETFC)은 인수합병설(M&A)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40.8% 치솟아 전날의 급락분을 거의 만회했다.



한편 미국의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9월 잠정주택판매 지수가 전월 85.5에서 85.7로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예상 밖의 상승세다. 마켓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는 9월 잠정주택판매지수가 1%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이는 6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전월의 수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수준이며, 전년동기 수치인 107.6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컨설팅업체 MFR의 조슈아 샤피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타는 부진했던 봄과 여름을 거쳐 가을에도 주택경기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음을 반증한다"며 "여전히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택 가격은 여전히 쌓여있는 재고를 청산할만한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가격 하락이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