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손희동 기자
2006.08.13 09:10:00
(주간증시전망)이제는 새로운 지표들에 주목해야
1300P 초반에서 박스권 형성될 듯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 및 한국 통화당국의 금리 결정회의가 마무리되면서 하반기 통화 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제거됐다.
미국과 일본은 금리를 동결했고, 한국은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렸다. 지난 주 국내 증시는 1300선에 조금 못미치는 1292.10으로 마감, 1300대 안착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주 증시가 글로벌 증시의 긴축 중단이라는 호재에도 불구, 주가 급등을 이끌기엔 다소 힘에 부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콜금리 인상이 국내 경기에 미칠 영향, 그리고 1조5000억원 안팎의 과도한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에 대한 부담 등이 우리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주는 1300대를 중심으로 큰 변동성 없이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김민성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정책금리 동결로 글로벌 긴축에 대한 우려가 줄었고 한국 관련 해외펀드의 순유입세가 유지되면서 외국인의 매도공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내적으로 시장의 방향성을 타진할 만한 재료들이 없어 해외 증시나 환율·유가 등 거시 변수에 영향을 받으면서 좁은 박스권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준은 미국 경제의 둔화 신호 확대에 따라 8월 FOMC에서 지난 2년간 지속돼 온 연속적인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기준금리를 5.25%에서 동결했다. 일본 역시 8월 금정위에서 만장일치로 전월과 같은 0.25%로 동결했다. 한편 한은은 8월 금통위에서는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상반기보다 높을 것이란 예상을 고려,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4.5%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같은 통화 정책을 둘러싼 결정은 상황에 따라 미국의 경우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분석, 그리고 이 정도 재료는 이미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됐다는 인식에 따라 주식 시장에선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따라서 향후 시장전망과 투자판단에 있어 역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새로 발표되는 지수들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주 발표 예정인 미국의 물가지표와 제조업 관련지표, 소비자 신뢰지수, 경제선행지수 등이 향후 글로벌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할 것이란 진단이다.
무엇보다 이 가운데 물가지표 결과는 향후 금리정책 변화에 시사점을 줄 수 있는 만큼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승현 우리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물가지표와 경기지표 결과로 향후 정책 변화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며 "예상치를 넘어서는 물가상승세만 확인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8월 들어 코스피는 1300P를 중심으로 좁은 박스권의 혼조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5월과 6월의 조정국면에서 나타났던 하락 각도에 비해 반등강도가 약해 1300선 안착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다만 금리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가운데 기관의 저가매수기반 등으로 악재에 대한 내성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수의 급락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수급이나 소재면에서 특별히 오를 만한 재료도 없지만 그렇다고 하락이 예상되는 악재도 없다는 것.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량을 수반할 수 있는 강한 상승 모멘텀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매물대를 저항으로 한 조정국면이 나타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면서 "12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과 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지수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이전 상승 추세대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1300P를 중심으로 한 박스권 매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업종 및 종목간 순환매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 주가 상승의 모멘텀은 2분기 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비롯한 수출주 및 순환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금융주에서 찾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이미 업종별·종목별로 순환매를 보이고 있다"며 "금융 업종에서 은행주가 주춤하는 사이 증권과 보험이 뒤따르는 형세를 보이고 있고,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들도 한 차례 순환매가 이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IT주의 경우 환율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으며 반도체를 비롯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도 좋다는 것.
또 수출주들은 연초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가격 메리트로 상대적인 가치가 높아졌고 이익모멘텀의 추세가 전환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견실한 이익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금융 업종 중심의 종목 접근도 바람직하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7월 이후 이머징과 한국 시장에서 동반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 업종들을 추출해 본 결과, 에너지와 유틸리티, 금융, IT 등이 글로벌 시장의 반등 과정에서 동조화된 상승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종목들은 사이클상 확장 또는 바닥 탈피 국면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반등국면을 이어갈 경우, 이익 모멘텀에 이어 가격갭을 지닌 업종에 대해서도 차별적인 선택을 고려할 만하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