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삼일만에 하락 반전

by하정민 기자
2005.07.22 05:48:54

[뉴욕=edaily 하정민특파원] 21일 뉴욕 주식시장이 사흘만에 하락 반전했다. 국제 유가가 1달 최저치로 하락하고 이베이와 코카콜라 등 우수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많았지만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지 못했다. 런던에서 추가 테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부정적으로 작용한데다 전일 나스닥과 S&P500 지수가 4년 최고치로 급등한 데 따른 투자자들의 이익실현 심리가 더 우세했다. 중국 정부가 전격적인 위안화 절상을 단행했지만 이 역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위안화 절상이 예상된 수순이며 절상폭도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오히려 위안화 절상에 따른 미국 수입물가 상승 우려로 월마트, 타깃 등 주요 소매주가 하락하며 주식시장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다만 런던에서 발생한 추가 테러의 피해 규모가 경미했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주식시장 낙폭은 제한받았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1.38포인트(0.57%) 낮은 1만627.77, 나스닥지수는 9.97포인트(0.46%) 하락한 2178.6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8.16포인트(0.66%) 내린 1227.04에 마감했다. ◆런던 추가 테러 발생..피해는 미미 이날 런던에서는 7.7 테러 후 불과 2주일 만에 추가 테러가 발생했다. 오벌, 워렌 스트릿, 셰퍼드스 부시 등 런던 3개 지하철 역과 이스트 런던의 하크니 로드와 콜럼비아 로드 교차로 부근을 지나고 있던 버스에서 폭발 시도가 나타났다. 런던 경찰청장 이안 블레어경은 "지난 7일 테러와 관련이 있는지는 분명치 않으며, 알 카에다와의 연계돼 있다고 보기도 아직은 이르다"고 밝혔다. 미국 주식시장 개장 전 발생한 이 테러로 투자자들의 이익실현 욕구가 고조됐다. 그러나 이번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며, 부상자도 한 명 뿐이었다. ◆위안화 전격 절상..월마트 약세 중국 인민은행은 고정환율제를 폐지, 통화 바스켓에 근거한 관리 변동환율 제도를 도입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위안화 환율은 앞으로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상하 0.3% 범위안에서 변동하게 되며, 22일 거래부터 적용될 기준환율은 달러당 8.11위안으로 종전 8.28위안에 비해 2.1% 절상됐다. 제퍼리즈 앤 컴퍼니의 수석 시장분석가 아트 호건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경상수지를 걱정한 사람들이나 수출업자들에게 호재임이 틀림없다"며 "특히 코카콜라처럼 달러화로 제조해서 해외통화로 판매하는 다국적기업들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위안화 수혜 종목보다 피해 종목에 더욱 관심을 집중했다. 달러 가치가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 통화에 대해 떨어짐에 따라 이들 지역으로부터 수입을 많이 하는 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WMT) 주가는 1.22% 하락했다. 2위 소매업체 타깃(TGT)도 2.92% 떨어졌다. ◆실적 호전 행진은 지속..이베이, 코카콜라 등 이날도 우수한 실적을 발표한 업체들이 많았다. 전일 장 마감 후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이베이와 퀄컴에 이어 코카콜라와 맥도날드 등이 실적 호전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이베이와 퀄컴의 주가는 급등했지만 주식시장 전체에 파급 효과를 미치지는 못했다. 이날 이베이(EBAY)는 20.73%, 퀄컴(QCOM)은 8.09% 치솟았다. 코카콜라의 2분기 순이익은 주당 72센트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8센트나 웃돌았다. 코카콜라(KO) 주가는 1.43% 올랐다. 맥도널드(MCD)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장 막판 하락세로 돌아서 0.39% 떨어졌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구글(GOOG)은 0.62%,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0.95% 상승했다. ◆경제지표도 호조 이날 공개된 경제지표도 좋았다. 7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9.6을 기록, -2.2였던 전달에 비해 11.8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9.9(마켓워치 집계)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컨퍼런스보드의 6월 경기선행지수도 0.9%의 급등했다. 월가 예상치 0.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자 수가 2년반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3만4000건 감소한 0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며, 감소폭은 지난 2002년 12월이후 가장 컸다. 당초 이코노미스트들은 32만5000건 수준으로 줄어드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마켓워치 집계)했었다. ◆FRB "집값 잡기 위한 금리인상은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 목적이 부동산 경기 둔화를 위함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FOMC의 6월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자산가격의 적절한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미래 자산가격의 움직임이 어떠할 지가 불확실하다"며 "따라서 자산가격의 불안정 가능성에 보다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볼 때 FOMC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도 전일 의회 증언을 통해 "미국 전체의 평균 집값이 기본적인 가격결정 요소에 비해 고평가돼 있는 지 여부를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