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내년 시장전망-기술주 비중축소

by제이스김 기자
2000.12.07 07:55:18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내년에 미국경제는 연착륙에 성공하고, 금리인하가 단행되며 유로화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지만 상반기에는 여전히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에 본격적인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메릴린치는 주장했다. 또 당분간은 첨단기술주보다 구경제 블루칩과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메릴린치는 6일 이같은 내용의 "2001년 전망"을 밝혔다. 메릴린치는 미국 및 유럽의 주식시장의 경우 이미 "하드랜딩"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하락한 반면 국채시장은 "소프트랜딩"을 예상한 움직임을 보여왔고, 달러화는 앞으로 하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릴린치는 세계경제는 올해 4.2% 성장률에서 내년에 3.2%로, 유럽 경제는 3.2% 성장률에서 2.8%로 둔화되며 이 정도면 소프트랜딩이라고 볼 수준이라고 밝혔다. 금리와 관련,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ECB(유럽중앙은행)이 내년에 각각 0.5%씩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유로화는 달러당 0.96유로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불황이 닥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여건을 감안할 때 내년 주식시장은 다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게 메릴린치의 전망이다.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하넷은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맞다면 내년 주식시장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낼 확률은 높지않다고 메릴린치는 지적했다. 우선 금리인하가 빠른 시일내에 단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내년 1월말의 FOMC에서 금리인하가 이뤄질 확률은 매우 낮고 3월에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현재 주가수준이 저평가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게 메릴린치의 분석이다. 펀드의 현금보유비중도 아직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펀드의 평균 현금보유비중은 4.5%수준인데 종전에 시장이 바닥에 접근했다고 여겨지던 시점에 펀드의 현금보유비중은 6.5~7%수준에 달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2001년 상반기에는 방어적 투자패턴을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메릴린치는 충고했다. 메릴린치는 또 금리인하가 임박하는 시점에 일부 첨단기술주, 특히 반도체와 텔레콤에 투자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수석 계량투자전략가 리처드 번스타인은 미국 증시의 경우 소비재, 헬쓰케어, 선도 금융주, 항공기제작 및 군수산업, 유틸리티, 에너지 등의 투자비중을 높이고 첨단기술주와 텔레콤의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수석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맥케이브도 구경제 주식과 가치주, 중소형주의 보유비중을 서서히 늘려나가는게 좋다고 말했다. 맥케이브는 앞으로 몇 년간은 펀더멘털이 튼튼한 가치주가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첨단기술주 투자전략가 스티브 밀루노비치는 "첨단기술주의 전망은 장기적으로 볼때는 여전히 좋은 편이지만 몇몇 분야의 주가는 아직도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말해 당분간은 첨단기술주의 장래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