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윤정 기자
2024.04.24 03:10:00
패브릭
버지니아 포스트렐|536쪽|민음사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우리는 햇빛과 비만큼이나 직물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에 살고 있다. 문명의 탄생을 논할 때도 농경, 바퀴, 문자 등을 중요하게 여길 뿐 직물은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항해 시대 이후 바다를 누빈 유럽인들에게 직물과 염료는 금과 향신료만큼이나 귀중한 상품이었다.
책은 직물을 통해 문명의 역사를 살펴봤다.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섬유를 얻기 위한 인류의 오랜 여정이 문명의 성장과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로마 황제들의 옷을 물들인 색 ‘티리언 퍼플’(동물 염료)를 비롯해 산업혁명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기원이 된 방직기, 파스퇴르를 세균학의 아버지로 만든 누에와 실크, 패션과 가사 노동에 혁명을 일으킨 폴리에스터 등 직물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