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빅2’ 이번주 실적발표…예상대로 ‘흐림’?

by김미영 기자
2023.07.24 05:10:00

26일 아모레퍼시픽, 27일 LG생활건강 실적발표
의존도 큰 중국 시장, 부진 못 털어…하반기까지 고전 우려
“중국시장 부진 상쇄할 만큼 시장 넓혀야”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K-뷰티’의 대표 주자인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이 지난 2분기 실적을 이번주 발표한다. 의존도가 높은 중국시장에서의 고전으로 ‘예상대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은 중국시장 내 매출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워, 하반기에도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단 비관론마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6일, LG생활건강은 오는 27일 각각 2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2% 줄은 9437억원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377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는 작년 2분기에 195억원 적자를 냈던 데 대한 기저 효과일 뿐, 시장이 기대했던 500억원대엔 못 미치는 수준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2분기 매출액은 1조8323억원, 영업이익은 183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 15.1%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영업이익을 놓고 보면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4.5%, 46.5%, 16.9% 감소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저조한 실적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중국 매출 부진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지면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실적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면세 업황 등이 살아나지 않았다. 중국 소비 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동안 중국 화장품 기업들이 성장한 점 등도 영향을 미친 걸로 분석되고 있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현지와 면세점 등에서의 사업환경이 나아지지 않은 영향이 크지만 한·중 갈등도 걸림돌”이라며 “중국과의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국 현지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측면이 있고 단체관광 입국도 막혀있는데 이 문제를 풀 방법이 없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왼쪽)과 LG생활건강 본사 전경(사진=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제공)
뷰티업계 ‘빅2’의 고전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국내 면세 시장의 부진한 매출로 하반기 이후 시장 규모에 대한 기대치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영업이익을 2100억원으로 기존 실적 추정치(2640억원)보다 20%가량 내려 잡았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을 두고 “중국 현지와 면세점 등 사업환경이 구조적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에서 중국 외 지역에서도 뚜렷한 성장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활로가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와 일본, 동남아 등으로 시장을 넓히고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재도 중국을 제외한 미국과 일본에서도 성과가 괜찮은 편이긴 하나 아직은 시장이 크지 않다”며 “중국 시장의 부진을 상쇄할 만큼의 성과를 내기 위해선 시장을 더 늘리면서 성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