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아침밥' 참 좋지만…임대료·고물가에 학식 다 죽을 판"
by남궁민관 기자
2023.04.10 05:10:00
[천원 아침밥의 그늘]①''천원의 아침밥'' 대학생에 각광받으며 학식 새삼 주목
당정, 사업 희망하는 모든 대학으로 확대 의견 모아
급식업계 "코로나19 전보다 사업장 40% 줄어들어"
정부 지원 확대 앞서 취약한 학식 운영구조 개선부터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인기를 얻으며 학식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이를 운영하는 급식업체들은 시큰둥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매출이 확 줄거나 대다수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 사업 확대만을 외치는 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업이 확대될 수록 결국 급식업체가 비용을 떠 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학생회관 내 식당에서 판매하는 ‘천원의 아침밥’을 자율배식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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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9일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교육부와 협의해서 희망하는 전 대학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천원의 아침밥’ 사업 예산을 올해 7억7800만원에서 이달 중 15억8800만원으로 두 배 늘릴 계획을 준비했다. 연간 식수인원 지원규모 역시 현 68만5000명에서 150만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다만 ‘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는 급식업계에 부담이다. 1식 기준 학생이 1000원을 내면 정부가 1000원을 매칭해 내고, 나머지는 학교가 부담하는 방식인데, 운영 비용을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따라 급식업체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재정 여력이 없는 대학이 임대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 비용을 급식업체에 전가하는 일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결국 정부 지원 확대에 앞서 취약한 학식 운영 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식업체 A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대학 대면 수업을 재개했지만 사업장 수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보다 약 40% 줄어든 상태”라며 “현재도 식자재비 상승과 임대료 때문에 남는 게 하나도 없는데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확대한다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불안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