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크루그먼 "비트코인,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사"
by김정남 기자
2022.01.29 06:59:39
폴 크루그먼, NYT 칼럼 통해 가상자산 위험 비판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2000년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사이의 불편한 유사성을 보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세계적인 석학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가상자산은 어떻게 새로운 서브프라임이 됐나’ 칼럼에서 “가상자산 투자자는 주식 같은 다른 위험자산의 투자자와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밝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에서 저신용자 상대로 판매하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2007년에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주택시장 초호황 속에 은행들이 무차별적으로 판 이 대출 상품이 발단이 됐다. 주택시장 거품 붕괴→무더기 대출 부실화→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 줄파산 등으로 이어졌고, 더 나아가 글로벌 금융위까지 번졌다.
크루그먼 교수는 “가상자산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달리)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지 않는다”며 “규모가 그 정도로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15년 전 서브프라임 붕괴 사태의 불안한 메아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주식 등 통상적인 위험자산 투자자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그는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NORC에 따르면 가상자산 투자자의 55%는 대학 학위를 갖고 있지 않다.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들이 주식 투자의 중심에 있다면, 가상자산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가상자산은 더 다양한 투자 기회를 열고 있다”면서도 “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을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비슷하게 칭송했던 시절을 기억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