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하늘·땅 그리고 바다, 이 겨울에도 ‘부산’하구나
by강경록 기자
2022.01.14 05:05:00
온화한 부산의 바다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
요트와 유람선에 본 부산 바다의 낮과 밤
하늘에서 본 바다와 도심 ‘부산엑스더스카이’
바닷바람 가르며 해안도로를 달리다 ‘투어지’
| 해운대리버크루즈가 수영강에서 바다로 나가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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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는 시기. 부산의 온화함이 무척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눈 경치야 중부 산악지역 따라올 데가 없겠지만, 한겨울에도 화려한 마천루 숲길을 거닐며 짙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부산이 거의 유일해서다. 부산은 여행자를 위한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 눈부시게 푸른 바다와 정겨운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골목길, 구수하고 서민적인 맛집 등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도시다. 여기에 다양한 액티비티까지. 우리가 여행을 통해서 느끼고, 즐기고 싶어하는 모든 것들이 부산에 다 있다.
부산의 바다는 낮과 밤이 다르다. 이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요트나 유람선을 타야 한다. 요트의 매력은 해방감이다. 부산의 새파란 바다 위 광안대교 사이로 물살을 가르는 경험은 특히 색다르다. 잔잔한 바다를 가르며 나아가는 요트의 갑판 위에 앉아 있으면 선체의 규칙적인 흔들림과 바닷바람에 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부산 요트 투어는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퍼블릭 투어는 친구나 가족끼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원하는 사람끼리 프라이빗한 이용도 가능하다. 시간대별로 선택해서 탈 수 있는데, 그중 최고는 해 질 무렵의 선셋 투어와 야경 투어다. 요트에서 보는 부산의 야경은 땅에서 보는 것과 또 다르다. 깜깜한 부산 바다를 밝히는 광안대교와 해운대 마천루의 불빛은 여느 야경보다 매혹적이다.
| 요트를 타고 바라본 해운대 마린시티의 마천루 야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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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투어는 요트투어보다 대중적이다. 최근 바다와 강을 잇는 수영강 최초의 유람선인 ‘해운대리버크루즈’가 운항을 시작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출발해 수영강, 해운대, 광안리 일대의 아름다운 바다를 둘러보고 오는 코스다. 투어 시간은 약 1시간. 최대 승선 인원은 24명이지만, 거리두기 강화로 지금은 정원의 50%인 12명만 탑승이 가능하다. 출발 장소는 APCE나루공원. 이곳에서 수영강의 다리 총 3개를 거쳐 광안리 앞바다로 나아간다. 수영강을 거슬러 영화의 전당과 좌수영교, 그리고 센텀 스카이비즈를 지나 과정교 앞에서 다시 광안리 바다 쪽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수영만벚꽃길을 거쳐 수영교를 지나면 광안리 앞바다다.
해운대리버크루즈의 뷰포인트는 2층의 선상옥상이다. 이곳에 올라서면 막힘없는 시야에 해방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답답한 일상을 뻥 뚫어주는 청량감이다. 광안대교와 마린시티의 고층 건물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강을 지나 바다에 가까워졌다는 신호다. 멀리서 올려만 보던, 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치던 풍경이 가슴 속에 깊이 박힌다.
부산에 국내 두번째 높은 건물이 들어섰다. 지상에서 101층, 무려 411m에 달하는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다. 그 꼭대기인 98~100층에는 ‘부산엑스더스카이’ 전망대가 있다. 푸른 하늘과 바다뿐 아니라 해운대, 광안대교, 동백섬, 이기대 등 부산의 명소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파노라마 오션뷰’다.
먼저 전망대까지는 전용 엘리베이터로 이동한다. 100층을 56초 만에 주파하는 고속 엘리베이터다. 탑승 내내 지루하지 않다. 360도 미디어파사드를 방영하기 때문이다. 승객들은 영상을 통해 열기구를 타고 대기권을 뚫고 나가거나, 하늘에서 심해로 이동하는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 부산엑스더스카이 98층에서 전망을 보고 있는 관람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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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통창으로 눈 부신 햇살이 쏟아지면서 그 아래로 아름다운 바다와 도심이 펼쳐지기 때문. 오른쪽으로 돌면 해운대 신시가지와 달맞이 고개가, 왼쪽으로는 오륙도와 망망대해가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에 잠시 넋을 잃는다.
계단을 내려가면 99층에는 ‘엑스 더 라운지’가 있다. 400m 상공에서 미식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곳. 어느 유명 셰프도 흉내내지 못할 색다른 경험이다. 진짜 전망은 98층에 있다. 360도 전망을 유리창에 바짝 붙어서 안내 문구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코너 지점은 최고의 포토존이다. 바다 반, 도심 반의 전망이 한 프레임에 다 담긴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98층의 스타벅스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스타벅스로 이름났다. 이곳 스타벅스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벅스’로 불리기도 한다. 커피값에 전망대 입장료도 더해져서다.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은 또 있다.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화장실이다. 좌변기에서 보는 풍경이 특히 압권이다. 통창으로 부산의 송정과 기장의 해변과 해운대의 도심이 펼쳐진다. 안내문에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잠시 블라인드를 내려주세요’라고 쓰여 있지만, 언제 이런 호사를 누려볼까 싶어 그대로 두고 볼일을 본다.
부산을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이 생겼다. 바로 ‘투어지’다. 투어지는 신개념 에코투어 자동차 공유 서비스다. 2인승 초소형 전기자동차인 ‘트위지’(TWIZY)를 타고 부산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다. 트위지는 가정용 220V 전기로 3시간 30분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한 전기자동차.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주행 환경에 따라 55∼80㎞에 이른다.
최근 여행객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이유가 있다. 일단 스쿠터와 전동킥보드보다 안전하다. 또 도심의 교통체증과 거의 상관없이 이동할 수 있어 도심에서도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부산 유명 관광지와 맛집 코스도 실시간으로 추천해 주고, 스마트폰으로 차량 예약부터 반납까지 가능해 편리하다.
투어지 센터는 벡스코와 오시리아역 근처에 있다. 도심보다 해안가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다면 오시리아역 바로 앞에 있는 오시리아센터가 더 좋다. 이곳에서 트위지 차량을 빌려 송도와 기장의 해변도로를 따라 달려볼 수 있다. 투어지는 일반 차량도로를 이용한다. 운전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이용에 무리가 없을 정도. 특히 송정에서 기장까지의 해안도로는 대부분 평탄해 투어지 드라이브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먼저, 기장 방향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겨울 햇살 아래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해안길로 들어서자 초소형 차량을 신기한 듯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과도 반갑게 눈인사를 하며 지나친다. 좁은 골목에선 절로 미소가 흐른다. 일반 승용차라면 아슬아슬하게 헤쳐나갈 골목도 트위지는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여기에 용궁사며 기장의 죽성성당, 그리고 오랑대 등 유명한 관광지까지 이어진 해안도로를 달리는 느낌은 투어지만의 색다른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