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우려·코스피 IPO '잠잠'"…다시 실적으로 돌아갈 때

by고준혁 기자
2021.08.13 05:30:00

7월 美 CPI 전년比 5.4%↑ 기대치 부합…고용 두 달 연속 100만명↑
"테이퍼링 신호 가능성 커지고, 단기적으로 금리 오를 수 있어"
"카뱅, 크래프톤 지수 변경 관심 갖다 자연스레 종목 ''실적'' 볼 것"
하락 제한 및 상승 잠재력 있는 과대낙폭 실적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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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에서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9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신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 증시에선 카카오뱅크(323410)와 크래프톤(259960) 등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마무리면서, 꼬여 있던 수급이 풀어지는 모양새다. 이처럼 코스피 변동성을 확대시킬 요인들이 다소 완화되면서 주식시장은 다시 실적 전망치에 무게중심을 두고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연방준비제도(Fed·연준))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7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5.4% 올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3%를 다소 상회했다. 전월 대비로는 0.5% 올라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Core)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3% 오르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앞서 7월 고용은 서프라이즈를 냈다.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94만3000명 증가하며 컨센서스 87만명 증가를 대폭 상회했다. 6월 고용도 애초 85만명에서 93만8000명 증가로 수정하면, 두 달 연속 100만명 가까운 증세를 보인 게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7월 CPI와 고용지표가 경기에 긍정적인 수준을 기록하면서, 테이퍼링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는 사그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애초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에 경기 둔화 우려가 팽배해 9월로 점쳐지던 테이퍼링까지 뒤로 밀릴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이러한 불확실성이 다소 약화된 셈이다.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미국 10년물 금리는 지난 3일 1.174%에서 전날 1.359%로 마감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2개월 연속 100만명에 육박하는 신규 고용을 창출하며 경기반등 신뢰는 회복 중이고 이 와중에 물가지수가 예상을 웃돌면서 금리 상승 요인이 됐다”며 “테이퍼링 신호 가능성도 높아졌고, 다만 수급 차원에서 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들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금리가 크게 오를 수 있을 확률이 있다”고 전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지난 6일 카카오뱅크, 10일 크래프톤이 상장이 끝나며, 수급이 다시 정상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상장 당일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각각 거래대금 3조8506억원, 2조2580억원을 기록해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의 8월 평균 거래대금 1조60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제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와 같은 대어급 신규상장은 당분간 없다”며 “두 종목의 MSCI나 코스피200 정기변경 이벤트에 관심을 갖다가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종목별 실적에 관심을 갖는 일반적인 액션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당분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코스피에 시선을 끌 만한 이벤트가 없어,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반등 국면에서 어떤 기업이 양호한 실적을 내는지에 주목도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경수 연구원은 해운, 가구, 철강, 비철금속, 디스플레이, 유통, 증권, 섬유의복, 기술하드웨어, 은행 업종이 3분기 실적이 상향 조정되는 업종이라고 전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 및 올해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도 그간 과도하게 하락한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당 업종은 화학, 유통, 음식료, 바이오, IT 하드웨어다. 그는 “현 박스권 장세에서 통계적 낙폭과대 실적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미 많이 빠져 있어 혹시 모를 시장 부침에도 하락이 제한되며, 탁월한 실적 모멘텀은 향후 상승 탄력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반도체, 자동차, 화장품의 경우 추가 주가 부침 이후 통계적 바닥 확인에 나설 공산이 크다”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