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이어 최종구도 금리인하 압박…"가계부채·집값 걱정말라"

by김정현 기자
2019.07.08 00:00:00

5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리인하 안하는 것보다 낫다”
4일엔 홍남기 부총리 “금융정책, 폴리시믹스 돼야”
경제수장들 연이어 한은 금리인하에 힘 실어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듯…"이미 3분기 인하 선반영"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경제수장들이 잇따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경제가 둔화하면서 정부 당국자들의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이 이미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만큼,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5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상승) 파급효과가 그렇게까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통화정책(금리 인하)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 한은도 그걸 잘 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의 금리 인하 관련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일 홍남기 부총리는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이 폴리시믹스(정책조합)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금리 인하에 따른 집값 상승이나 가계부채 심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계부채나 부동산 문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일축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은 금통위 내부에서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주요 논리가 가계부채 심화와 집값 상승을 부추겨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같은 우려만 해소된다면 금통위로서는 금리 인하를 주저할 이유가 없어진다.



특히 최 위원장과 홍 부총리는 가계부채와 집값 안정에 대한 정책적 도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발언이 가지는 영향력이 작지 않다.

최 위원장이 “만약에라도 (가계부채 증가 등과) 관련 우려가 있다면 우리 장치를 동원해서 차단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은 정책수단을 동원해 차단할 수 있는 만큼 걱정말고 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으로 읽힐 수 있다.

다만 이들의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은 금통위가 7월이나 8월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서다.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4%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두 차례 인하를 선반영한 것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홍 부총리와 최 위원장이 잇따라 금리 인하에 힘을 실으면서 정부는 금리 인하 신호를 최대한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며 “다만 시장은 이미 3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어,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마켓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