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좋은 그림 위해선 항상 ‘상상’하고 ‘생각’해야”

by김정유 기자
2019.06.08 02:00:00

레진코믹스 ‘시크릿 캐릭터 드로잉’ 타코 작가 인터뷰
최근 책 출간해 예술분야 베스트셀러로 이름 올려 ‘화제’
캐릭터 디자인 위해 매일 유아용 애니 ‘아이 시선’으로 보기도
그림에 대한 영감, 눈 떴을 때 접하는 모든 것에서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안녕하세요, 타코 작가로 활동하는 최원희라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서점에 진열된 제 책을 보는 게 꿈이자 목표였는데 이렇게 꿈 하나를 이루게 됐습니다. 독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베스트셀러까지 돼 작가로서 기분은 당연히 좋지만 한편으론 조금 더 좋은 책으로 보답하지 못한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시크릿 캐릭터 드로잉’을 웹툰으로 기획하고 준비할 때부터 언젠가는 책으로 출간할 목표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작법서와 같은 형식이었기에 오히려 웹툰보다는 책에 최적화된 내용들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연재 당시 여러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할 목적으로 미팅을 제안해왔고 조금 더 책에 대해 작가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출판사를 택해 준비하고 진행하게 됐습니다.

시행착오를 하면서 실패를 했다 할지라도 저로서는 후회 없는 시작이고, 경험이라 판단했기에 즐겁게 도전했습니다. 다만 웹툰이라는 콘텐츠에 그림을 그리고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형식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줘 정보 전달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구상 단계에서 명확하게 정리되고 난 후에는 재미있게 진행한 것 같습니다.

각 분야에 성격에 맞춰 표현해야 하는 방식이나 기술에 차이가 있다 보니 여러 감성을 지니고 그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배우가 맡은 배역을 멋지게 소화하기 위해 몇 달 길게는 몇 년을 몰입하잖아요. 저 역시도 멋진 걸 그리다가 아기자기한 그림을 그려야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작고 귀여운 감성을 가지고 그림에 표현되도록 노력합니다. 실제 참여하는 작품에 아이 감성이 안 느껴져 아침마다 여러 유아용 애니메이션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관련 프로젝트의 각 성격에 맞는 감성을 갖고 그림에 감성들이 묻어나도록 노력하는 중입니다.

뻔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정말 정답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요. ‘많이 보고 그려라’, 그리고 ‘상상하고 생각하라’ 입니다. 그림을 그냥 그리기보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습니다. “어디가 잘 그려졌는지”, “왜 이상하게 그려졌는지”, “어떻게 하면 독특하고 재미있게 보일 수 있을지” 등등 손으로만 그리는 것이 아닌 머리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자료나 그림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습관을 가지면 누구든 분명 좋은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누구나 알 법한 뻔한 캐릭터나 지극히 주관적인 성향의 개성이 캐릭터에 반영되면 대중으로부터 외면을 받기 쉽습니다. 캐릭터의 경우 그 캐릭터에 느껴지는 개성이나 매력을 디자인이나 색으로 드러나게 해야 하는데요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생기겠지만 내가 아닌 이 그림을 보는 사람의 시점으로 너무 객관적이거나 너무 주관적인 캐릭터 디자인이 되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그림에 대한 영감은 눈을 떴을 때 접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반면 눈을 감고 꿈을 꾸면서도 영감을 받기도 하죠. 대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어느 정도의 호기심으로부터 영감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전공이 만화 쪽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이야기가 있는 웹툰은 언제가 됐든 할 것 같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지만 당장은 준비가 안 돼있기도 하고, 하고 있는 일들이 있다 보니 섣불리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아직 없긴 합니다. 이번에 책으로 출간한 ‘시크릿 캐릭터 드로잉’에 대한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끄럽지 않게 항상 노력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단행본으로 출간돼 온라인서점 예술종합 베스트셀러를 기록 중인 ‘시크릿 캐릭터 드로잉’.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