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 보고서 논란..."여성 초점 아냐, 모니터링 도구 개선할 것"

by박한나 기자
2019.02.22 00:00:05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홈페이지에 등록된 ‘2018년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보고서(웹툰)’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 모니터링 보고서’가 방송·문화 콘텐츠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 보고서는 ‘아이돌 외모 지침’으로 해석돼 논란이 됐다.

웹툰 보고서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보고서는 포털에 연재되는 웹툰 속 성차별적 장면들을 지적했는데, 시각이 좁고 여성 사례 중심이라는 평을 받았다.

과민한 해석이라는 반응이 나온 것은 웹툰 ‘N번째 연애’ 속 주인공이 남성 혼자 사는 집을 방문해 정리정돈이 잘 된 것을 보고 “남자 집 맞아?”라고 말하는 장면을 두고 “집안일을 여성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성별 고정관념이 바탕”이라고 지적한 것, 웹툰 ‘노블레스’에서 세계가 혼란한 상황에서 여성이 SNS 사진을 보며 “이 사진은 예쁘게 나왔네”라고 말하는 장면을 두고 “여성은 정치에 관심이 없고 외모에만 신경 쓴다는 편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한 내용 등이다.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은 특정 성별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채수정 양평원 학교교육부 담당자는 “남녀 모두에 대한 성차별적 내용을 조사했으나, 여성 대상 사례가 발견된 비율이 훨씬 높았다”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이 때문에 보고서에 여성 차별적 발언이라고 지적한 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객관적 시각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모니터링 용역을 늘리고 도구를 개선할 계획”이라며 “내·외부 의견을 참고해 양성평등에 대한 시대적 변화나 객관적 시선을 보다 잘 담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창작물의 표현 자유를 침해할 의도는 아니다”라며 “웹툰은 어린이도 보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이런 내용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도의 지적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성평등 모니터링 보고서는 지난 2010년 여성가족부에서 처음 시작했다, 산하기관인 양평원이 이어 진행하고 있다. 매월 예능, 웹툰 등 대상을 선정해 분석하고 결과를 양평원 홈페이지에 게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