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희망이다]①회의·회식·야근 없는 3無데이 "워킹맘도 워라밸 챙기죠"
by권오석 기자
2018.10.29 01:00:00
신나게 일하는 사람이 탁월한 성과를 발휘한다는 ''신기문화''
회의·회식·야근 없이 일찍 퇴근하는 3무(無)데이 실시
워킹맘 특별휴가 및 유연근무제도 도입
매년 임직원 가족과 함께 하는 ''패밀리데이'' 진행
| 웅진씽크빅 경기 파주시 본사에서 열린 패밀리데이에 참여한 임직원 및 가족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웅진씽크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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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웅진씽크빅 젼략구매팀 유재현(35·10년차) 과장은 매주 수요일마다 1시간 30분 일찍 퇴근해 평소 가지 못했던 병원에 들르거나 은행업무를 한다. 불필요한 회의·회식·야근이 없다는 의미의 ‘3무(無)데이’ 제도를 도입하고, 유 과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수요일마다 일찍 퇴근을 한 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자기 개발을 한다.
3무데이는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습관을 기르자는 취지에서 회사 측이 직원 복지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유 과장은 “수요일 오후 4시 30분에는 퇴근을 알리는 종이 울린다. 그 때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웅진씽크빅은 ‘어린이의 10년 후를 생각하는 교육문화기업’이라는 교육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사내 복지 제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무엇보다 신이 나서 즐겁게 일하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신기문화’라는 기업문화를 활성화하도록 노력한다.
26일 경기 파주시 웅진씽크빅 본사에서 만난 박혜선(35·9년차) 전략기획팀 과장는 초등학교 2학년 딸이 있는 워킹맘이다. 박 과장은 제조업계에서 근무를 하던 중 업무량에 지쳐 2010년 웅진씽크빅으로 옮겨왔다. 박 과장은 “회사를 옮긴 후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3무데이에 가족과 함께 하지 않을 경우에는 영화관·카페를 가거나 독서를 한다”고 말했다.
웅진씽크빅은 2012년 3무데이를 도입했다. 직원들이 단기간 집중 근무 후 조기 퇴근하면서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동시에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게 하기 위함이었다. 처음 도입 당시에는 월 2회 시행했지만 2016년부터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매주 시행한다. 이 제도로 인해 업무 효율은 높아지고 아울러 가정과 함께 하는 삶을 보장했다. 3무데이는 현재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요구에 부응하는 사내 대표 복지 제도로 자리잡았다.
출판 및 교육서비스 업체인 웅진씽크빅은 웅진그룹의 모기업으로서 그 모체는 1980년 3월 세워진 출판사 헤임인터내셔널이다. 웅진그룹 창업자인 윤석금 회장이 7명의 직원과 함께 세운 이 회사는 2005년 4월 사명을 현 웅진씽크빅으로 변경했다. 2007년 웅진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면서 출판·교육사업부문을 맡은 웅진씽크빅은 최근 스마트 독서·학습 서비스인 ‘웅진북클럽’ 등을 앞세워 에듀테크(교육·기술의 합성어) 시장에 집중한다. 2018년 현재 경기 파주 본사에만 366명의 직원이 있으며 이중 여성 직원은 56%다. 특히 여성 직원 31%가 워킹맘들이다.
한규식(45·16년차) 교문기획팀 차장은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매주 수요일 방과 후 축구를 할 때마다 같이 참여한다”라며 “요즘은 아이들 코딩 교육이 중요하다고 해서, 3무데이를 활용해 개인적으로 학원을 다니며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씽크빅은 올해 1월부터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오전 8~10시 사이에 1시간 간격으로 출근 시간을 정하고 정해진 근무시간이 지나면 퇴근한다. △주 5일 근무 △주 4일 근무 중에서도 선택할 수 있으며 유연근무제 활성화를 위해 4월부터 통근버스를 증차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서는 본인이 선택한 근무 유형에 따라 근무 시간을 종료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종료하는 PC 셧다운제도도 시행 중이다.
| 웅진씽크빅 직원들이 회의실 겸 휴식실에서 다트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웅진씽크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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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씽크빅은 모든 직원들이 참여해 사내 복지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소통하는 ‘톡투유’를 매월 진행한다. 대표이사가 직접 직원들이 익명으로 등록한 질문에 하나씩 답변을 하고, 소통 시간에 나온 의견을 제도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사내 워킹맘을 비롯해 프로젝트 참여자, 신입사원 등 모두가 의견을 낼 수 있다.
톡투유를 통해 실제로 제도화한 것으로는 ‘워킹맘 특별휴가’가 있다. 워킹맘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2일의 연차를 추가로 부여하는 제도다. 아이들이 갑자기 아플 때가 많은 데 그런 날을 위해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연차를 제공한다. 또 ‘패밀리데이’도 있다. 일년에 한 번씩 직원들의 자녀를 초청해 웅진씽크빅을 소개하고 이벤트도 진행하는 자리로 이 또한 톡투유 건의를 통해 시작했다.한 차장은 “이제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3번 정도 행사에 참여했다”며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며 주말에도 회사 근처에 오면 회사에 들렀다가 가자고 조를 정도”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파주 사옥에는 ‘웅짐’이라는 피트니스센터도 있다. 여기서는 헬스 운동기구와 샤워실, 개인 캐비닛 등을 지원한다. 요가와 헬스 트레이너 강사를 초빙해 무료 수업도 진행한다. 여기에 사옥 내에 전문 안마사가 상주하면서 업무 시간 중 직원들이 안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 전문 피부관리사가 업무 시간 중 직원들의 피부관리를 돕는 스킨케어 서비스 등도 운영한다.
이렇게 웅진씽크빅은 △자녀출산 및 양육지원 △유연근무제도 △가족친화 직장문화조성 등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아 2014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 인증기업’에 선정됐다. 이후 인증 기간을 만료한 지난해 또 다시 재인증 기업에 선정됐다.
박 과장은 “워킹맘도 워라밸을 유지할 수 있는 회사가 바로 웅진씽크빅”이라며 “야근을 종용하는 회사도 아니며, 자기가 할 일만 하면 일과를 끝낼 수 있기에 높은 직급 중에 여성 직원들도 많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 웅진씽크빅 경기 파주시 본사에서 이재진(왼쪽) 대표와 직원들이 ‘톡투유’ 시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웅진씽크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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