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7.01.17 01:30:46
[이데일리 김현아 김유성 기자] “메모리 집적도가 1년에 두배씩 증가할 것이다.”
황창규 KT 회장이 삼성전자 사장 당시인 201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 총회 기조연설에서 주창한 반도체 신성장 이론이다. 업계는 반신반의했지만 그가 총괄했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혁신적인 기술진화를 거듭하면서‘황의 법칙’을 입증하고 세계 일등 신화를 일궜다.
하지만 황 회장이 KT(030200) CEO가 된 뒤 ‘통신판 황의 법칙’을 만들었느냐는 ‘아직은’ 아니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도 그렇지만 강력한 정부 규제를 받는 통신의 속성때문이다.
게다가 그가 취임했을 때 KT는 이석채 전 회장이 뽑은 낙하산 임원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황 회장 역시 광고나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일부 정부 추천 인사를 뽑았지만 숫자 면에서 훨씬 적다.
그래서 조직내 내분 문제 봉합과 무너진 통신경쟁력 회복에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통신을 모른다’는 평가를 의식한 듯 26년간 KT에서 근무하다 퇴직해 충남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던 임헌문 씨를 찾아가 KT 복귀를 요청했다. 임 씨는 부사장을 거쳐 Mass 총괄사장이 됐다.
경쟁사 대비 방대한 인력규모와 공기업 문화도 고민이었다. 황 회장은 취임 첫해 8300명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구조조정했지만 KT의 인력(본사기준, 계약직 포함)은 2만3605명으로 경쟁사인 SK텔레콤·SK브로드밴드(6037명)나 LG유플러스(8113명)보다 3배 가까이 많다.
통신 업계 원로는 “지난해 KT가 3분기 누적기준으로 1.2조 이상 영업익을 낸 것은 단통법 효과에 따른 무선 수익 증가와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축소, IPTV 대세 굳히기, 기가 인터넷과 보안이나 에너지관리 등 신산업 개척 등의 성과”라면서도 “무엇보다 잘한 일은 큰 사고 없이 조직의 비전 공유와 융합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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