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중기 CEO "투자확대·해외시장 개척 등으로 위기 극복"
by박철근 기자
2017.01.01 05:00:00
불황 속 잘나가는 中企 비결은 ‘기본지키기’
“올해보다 내년 더 걱정” 한 목소리
해외시장 공략 강화ㆍ차별화 서비스 등으로 대응
[이데일리 박철근 강경훈 김정유 채상우 기자] “매년 사업하기 힘들지만 올해는 특히 불확실성이 심할 것으로 예상돼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환경 탓만 할 수는 없습니다.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내실다지기와 투자확대 등 기본에 충실할 예정입니다.”
유아동 의류 전문기업 지비스타일 박용주(64) 회장의 새해 다짐이다. 박 회장은 “경영환경이 불투명해 급격한 사세확장은 힘들다”면서도 “내실을 다지고 투자여력을 확보해 회사가 퀀텀점프(대도약)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비스타일은 ‘온라인 쇼핑·중국·OEM(주문자 상표부착방식)사업 강화’ 등 3대축으로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한국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중소·중견기업인들은 어느 때보다 나쁜 경영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악재를 돌파한다는 각오다.
실제 올해 경영환경은 어느 때보다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다.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대로 발표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18년 만이다.
지난해 창사 이후 최초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국내 최대 용역서비스업체 삼구아이앤씨의 구자관(72) 대표는 “지난 2월 중국법인을 설립하면서 SK하이닉스(000660) 우시공장의 용역서비스 업무를 맡게 됐다”며 “내년에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용역서비스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혈당측정기 제조업체 아이센스(099190)의 남학현(57) 사장도 “지난해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투자를 진행했다”며 “지난해 구축한 해외 판매망을 본격적으로 활용해 매출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업체 김기록(48) 코리아센터닷컴 대표는 “언어번역 서비스와 구매절차 단순화 작업을 진행해 해외직구의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전했다.
각종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이 없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회사는 불황의 그늘이 깊게 드리웠던 지난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비결은 ‘투자확대·고객니즈 만족’ 등과 같은 기본에 충실한 것이었다.
남 사장은 “지난해에도 경영환경이 어려웠지만 품질개발과 해외법인 설립 등 다양한 투자를 진행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센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1019억원)대비 약 30% 늘어난 13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 대표도 해외배송대행 서비스 확대를 위해 간편해외직구서비스 ‘바이씽 서비스’를 선보이며 매출성장을 견인했다. 2015년 10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약 12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중심 기업이던 지비스타일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3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올해도 내수침체, 글로벌 경기 불황 등 고된 대내외 경영환경이 예상된다”면서도 “한국 경제의 주축인 중소·중견기업계는 어두운 터널과 같은 경영환경 극복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