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름의 수난‥건물 이름에 트럼프 빼라!
by안승찬 기자
2016.10.25 04:29:01
맨해튼 주민들 아파트 이름에서 트럼프 떼어내 달라고 집단민원
트럼프 호텔 예약률 급락하자 이름 ''사이언''으로 바꾸기도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뉴욕 맨해튼 주민들이 아파트 이름에서 트럼프를 떼어내 달라고 집단민원을 냈다. 자기들이 사는 집 앞에 트럼프라는 간판이 달린 걸 참지 못하겠다며 들고 일어났다.
트럼프는 허드슨 강이 내려다보이는 뉴욕 맨해튼 북서쪽 리버사이드가(街)에 고급 아파트를 여러동 건설했다. 3개동은 다른 개발업자에게 매각했지만, 나머지 3개 동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리얼티’ 소유다. 아파트의 이름도 ‘트럼프 플레이스’다.
맨해튼의 대표적인 고급 아파트로 통하는 트럼프 플레이스의 소유주 57명과 임대업자 24명은 아파트 개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최근 주민자치위원회에 제출했다.
한 주민은 뉴욕이 부동산 소식지 브릭언드그라운드와의 인터뷰에서 “여기 사는 게 곤혹스럽다. 다른 이웃들도 그렇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름을 바꾸려면 20만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트럼프라는 건물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트럼프라는 이름의 정치적 색채가 부담스러운 데다 과거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트럼프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극대화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측이 자체적으로 이름을 떼는 일도 벌어졌다. ‘트럼프 호텔스’는 새로 문을 여는 4성급 호텔의 이름을 ‘트럼프’가 아닌 ‘사이언’로 붙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이언(Scion)은 명문가의 자손이란 뜻이다.
트럼프라는 이름 때문에 오히려 사업이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 전문 사이트 힙멍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트럼프 호텔스의 예약율은 작년보다 59% 떨어졌다.
지난 9월에 워싱턴 DC에 개장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은 국제통화기금(IMF) 총회라는 최대 성수기에도 빈객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