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금맥캐는 강소기업]⑩40년 농기계 생산 외길…유럽시장 정복 나서
by박철근 기자
2016.05.23 06:00:00
농기계 전문기업 동양물산기업
2000년대 초반부터 영국·독일 등 유럽시장 개척.. 중동ㆍ아프리카 공략 박차
유럽 최대 농업국 프랑스 거점으로 유럽 전역으로 시장 확대
매출 대비 수출 비중 50% 육박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기업은 자전거와 같습니다. 오르막길이 좀 힘들고 내리막길이 좀 더 편할 뿐이지 늘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소비자는 항상 기업보다 한 발 앞서 있습니다. 보폭을 맞춰 자전거가 넘어가지 않도록 기업의 페달인 R&D(연구·개발)역량 강화를 위해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987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약 30년간 트랙터·콤바인 등 농기계 생산 외길을 걷고 있는 김희용(74) 동양물산(002900)기업 회장은 “기술·제품 개발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확고한 자신의 철학을 고수하고 있는 기업인이다.
김 회장 부친은 벽산그룹을 창업한 고 김인득 명예회장이다. 고 김 명예회장은 1951년 동양물산을 설립한 뒤 농업의 기계화가 필요하다는 일념으로 1960년대부터 농기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회장은 선친의 뜻을 이어 농기계 한 우물을 팠다. 이결과 지금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농기계 전문기업으로 회사를 일궈냈다.
동양물산기술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바로 기술력이다.
그는 “우리 제품의 변속기는 속도변경과 전후방 작업기 장착 등 국내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며 “특히 중소형 HST(유압식무단변속장치) 트랙터와 150마력의 트랙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은 연구개발을 통해 높아진 제품 경쟁력을 무기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시장에 이어 최근 아프리카와 중동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동양물산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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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물산기업이 2013년 출시한 150마력 트랙터는 국내 동종업계가 아직도 출시하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대형마력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을 대비해 선도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선 것”이라며 “150마력 트랙터 개발로 세계적인 농기계 회사들과 기술력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2014년 KOTRA 파리무역관의 지사화 사업에 참여해 프랑스 진출을 본격화했다.
프랑스는 유럽 최대 농업 국가로 연간 트랙터 판매량이 3만8000대 수준의 유럽 최대 시장이다. 제품의 품질과 전문성을 시험해볼 수 있어 세계 농기계 제조업체들에게 프랑스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영국, 독일, 폴란드 등 유럽 시장을 개척했지만 동양물산기업이 프랑스를 타깃으로 정한 이유는 프랑스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 주변 유럽국가로의 파급효과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물산기업은 수출 다변화를 위해 대형 트랙터 생산 중심의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18~130마력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유럽 농기계 수출이 어려운 이유는 판매 후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독일 등 주변국가와 협력체제를 구축해 부품공급·서비스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딜러 직판 방식을 도입해 중간 유통 마진도 줄여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1032억원이던 수출 실적은 지난해 1761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3572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동양물산기업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해외진출 확대로 지난 2014년 월드클래스 300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4월에는 국제종합기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회사의 외형도 키워 업계 1위인 대동공업(000490)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김 회장이 최근 눈여겨보는 시장은 중동과 아프리카다. 이곳은 우리나라가 지난 1970년대 이후 농업의 기계화가 한창 이뤄지던 때와 상황이 비슷해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가서 직접 고객과 딜러를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각 시장마다 다른 유통구조, 경쟁사 제품 등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어떤 시장에 어떤 제품으로 공략할 것인지 STP 전략(시장세분화·목표시장 설정·포지셔닝)을 잘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