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日시내면세점 출점식 참석…해외사업 힘 싣는다

by김진우 기자
2016.03.14 06:00:00

롯데면세점, 3월말 일본 도쿄 번화가 ''긴자''에 시내면세점 출점할 예정
일본에서 여는 첫 시내면세점으로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선봉장 역할
오는 6월 태국 방콕, 내년 봄 오사카에 면세점 개설하며 해외사업 박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면세점의 세계시장 진출에 발 벗고 나선다. 최근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유치 최대 경쟁국으로 떠오른 일본에서 여는 첫 시내면세점 출점식에 참석해 시장 선점을 위한 동력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면세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춰 ‘세계 1등 면세점’에 등극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13일 롯데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오는 31일 일본 도쿄 긴자(銀座)역 부근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긴자점 출점식에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한 후 사업장을 둘러보고 현지사업 담당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 긴자점은 새롭게 문을 여는 쇼핑몰인 도큐 플라자 긴자점 8∼9층에 총 4396㎡(1330평) 규모로 입점한다. 긴자 지역은 연간 2000만명이 찾는 일본의 대표적인 번화가로 관광객 쇼핑 수요가 많으며, 특히 유커의 방문빈도가 높은 곳이다.

롯데면세점 긴자점은 도쿄에 들어서는 두 번째 시내면세점이다. 일본 최대 백화점그룹인 미쓰코시이세탄 홀딩스가 지난 1월 말 도쿄 긴자에 첫 시내면세점을 출점한 데 이어 롯데면세점이 들어서면서 한·일 최대 유통기업 간 경쟁체제가 구축되는 형국이다.

롯데면세점은 긴자점 개장 2년차인 2017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긴자점은 롯데면세점이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선봉장’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동안 일본은 소비세를 면제해주는 사후면세점(Tax Free) 위주로 면세시장을 운영하다가 최근 ‘한국형 면세점’인 사전면세점(Duty Free) 개념을 도입해 시장을 키우고 있다. 도쿄에 1~2호 시내면세점이 문을 여는 게 그 신호탄이다. 일본 내에서는 글로벌 면세기업인 DFS가 2002년 오키나와에서 시내면세점을 처음으로 연 이후 14년 만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관광입국 정책’에 따라 관광산업을 육성하려는 고강도 드라이브를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973만 7400명으로 1년 만에 47.1% 늘었고, 특히 방일(訪日) 유커는 499만 3800명으로 107.3% 급증했다. 지난해 방한(訪韓) 유커(598만 4170명)가 2.3%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커가 일본으로 떠나게 되면 관광시장은 물론 내수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가 아니라 일본에서 유커 유치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도쿄 긴자점
롯데면세점은 이달 말 긴자점을 여는 데 이어 오는 6월에는 태국 방콕에 시내면세점을 출점할 예정이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점과 시내면세점, 괌 공항점, 일본 간사이 공항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20년까지 일본에 시내면세점 3곳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이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세운 건 ‘세계 1등 면세점’ 목표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관광·유통 전문지 ‘무디 리포트’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롯데면세점은 35억 3500만 유로(4조 2800억원) 매출을 기록해 스위스 듀프리(48억 5000만 유로), 미국 DFS(37억 5000만 유로)에 이어 처음으로 세계 3위 면세사업자에 올랐다.

롯데면세점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또 다른 이유는 면세사업이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다. 2014년 듀프리는 스위스 면세기업 뉘앙스를 인수하며 세계 1위에 등극했다. 면세업은 직접 물건을 매입하고 재고를 관리하면서 팔고 남는 이윤으로 운영되는데 덩치를 키울수록 매입 단가가 낮아지고 경쟁력이 높아진다.

롯데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롯데면세점의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 및 한국 상품을 알리는 데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앞으로 더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