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성 기자
2014.11.16 09:00:01
방송학회 주최 세미나 참석자 "의무재송신 확대해야" 주장
현재 280원 재송신료 명확한 기준 없어..분쟁 계속될 전망
보편적 시청권 보장 전제 하에 정부의 개입 필요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상파 콘텐츠 재송신료 제도의 합리적 개선 방안을 놓고 한국방송 학회가 관련 세미나를 14일 전라남도 광주 광주대학교에서 개최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KT스카이라이프 등 유료TV업계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학자들은 지상파 방송의 의무재송신 범위를 기존 KBS1에서 KBS2와 MBC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학자들은 지상파 방송사당 월 280원인 현 재송신료에 대한 산정 기준을 명확히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지상파 방송국과 유료TV 업계간 협상은 시청자가 볼모로 잡혀 있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 필요성도 역설했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인숙 가천대 교수는 국내 지상파 방송 체제가 영국·유럽처럼 공영방송을 근간으로 구성됐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BBC 등 공영방송이 유료TV사업자에 송출료를 지불했다. 유료방송이 공영방송이 추구하는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2008년 이후 지상파 방송사가 콘텐츠 사용료를 유료TV업계에 요구하면서 미국식 모델로 진행됐다”며 “지상파 재송신 갈등으로 송출 중단 등의 갈등 격화 단계를 겪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 등 방송 선진국은 재송신료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며 “재송신료가 인상되는 추세란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정 교수는 현재 각 방송사당 280원으로 정해진 재송신료에 대한 결정 근거 및 배경 등을 재검토하고 의무재송신 범위를 KBS2까지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청자들이 공영방송에 대한 수신료를 지불하고 난시청을 해결하기 위한 비용을 일정 부분 지불하고 있음에도 KBS의 두 채널을 분리해 유료방송으로부터 재송신료를 받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며 “KBS1과 KBS2가 회계분리가 안된 상태에서 수익 추구를 위해 채널분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대가 지급이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제공자(PP)와 플랫폼이 상생할 수 있는 선에서 재송신료가 산정돼야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변 교수는 학계와 정부,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합리적인 배분 기준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토론 패널로 나선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KBS2와 MBC는 의무재송신으로 가는 게 맞다”며 “KBS2는 위성방송 설립후 2년까지는 의무재송신 대상이었다”고 언급했다. 권 연구원은 “지상파가 과도하게 재송신료를 요구하면서 블랙아웃 상황까지 초래됐다”고 말했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일반 국민의 94%가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를 시청하고 있다”며 “오히려 지상파가 송출료를 유료TV업계에 줘야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시청자의 보편적 시청권과 관련된 이상 정부가 이들의 재송신료 협상에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경 순천향대 교수는 “재송신료는 결국 제한된 콘텐츠 자원에서 수익 극대화하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며 “지상파 방송국들도 수익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수용자의 권리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 나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관 미래미디어연구소 실장 “재송신 문제는 산정 근거를 명확히 해야한다”며 “재송신 대가 산정 근거가 얼마나 투명하고 객관적인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면 유료TV업체와 지상파간 분쟁은 계속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