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갑원 "노무현정신으로 정치할 것"

by정다슬 기자
2014.07.25 06:10:00

[전남 순천·곡성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지난 22일 전남 순천시 연향동에 있는 동부상설시장에서 유세를 마친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는 봉고차에 타자마자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기자도 먹으라”면서 건내준 박카스는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에 미적지근해져 있었다. 7·30재보궐선거 순천·곡성 지역구를 둘러싼 열기가 그 병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서갑원선거본부 제공
서 후보는 순천·곡성 재선거를 두고 세간에서 말하는 ‘왕의 남자간의 대결’이라는 시각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틀리지 않다”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여왕의 남자’ 이정현과 국민을 왕으로 모신 ‘노무현의 남자’ 서갑원의 대결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신 비서관 출신이다. 그가 누구보다 노무현정신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그는 “노무현 정신이란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모토 아래 고통받고 소외받는 사람들이 기 좀 펴는 사회, 특권이 판치지 않고 기본이 바로 선 사회를 만드는 것”며 “내가 정치를 하는 것도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박근혜정권 친박 핵심인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 집권여당 인사로서 지역에 예산을 폭탄처럼 투하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같은 날 ‘순천투데이’ 조사(17∼20일 154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3%포인트)에서는 이 후보(45.5%)가 서 후보(35.8%)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서 후보는 “선거가 너무 일찍 뜨거워졌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사람들이 점점 (예산폭탄의) 실체를 알게 되고 ‘순천시를 위해서 진정 일할 사람, 재선하면 예산 많이 가져올 사람 서갑원’으로 점점 정리하면서 물꼬가 트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이 후보의 ‘예산폭탄’에 솔깃했던 사람들도 실현가능성 등 두 후보를 냉정하게 비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산폭탄’에 맞선 서 후보의 공약은 ‘명품 교육도시 순천’이다. 젊은 도시 순천의 니즈(needs)에 맞춰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0년 순천에 화상경마장이 재개장되려고 했을 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등 앞장서서 투쟁해 막아낸 바 있다. 최근 화상경마장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서울 용산 지역을 보면서 감개가 무량한 이유다.

그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국회를 떠난지 어느덧 2년. 당도 민주당에서 새정치연합으로 이름으로 바뀌는 등 변화가 적지 않게 일어났다. 서 후보는 “당이 (창당 후) 자리도 잡기 전에 너무 큰 선거를 많이 치뤘다”며 “이번 선거가 끝나면 당에 새로운 기운을 불러일으키고 국민과 소통하는 정당이 돼 2016년 정권을 잡는데 일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