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법인세, 단일세율로 바꿔야"
by윤종성 기자
2013.10.18 06:30:06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부자증세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법인세율을 일원화해 단일세율체계로 추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현 부총리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상위 1% 부자가 내는 소득세 비중이 외국보다 높은 상황에서 과표구간을 조정해 고소득층의 세부담을 늘리는 것은 (계층별 세부담을) 왜곡하는 것 아니냐”는 윤진식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같은 생각”이라며, 부유층에 대한 추가 세부담에 반대했다.
증세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근 미국의 재정상황이라든지, 앞으로 있을 양적 완화 축소 등 전반적인 대외 여건이 어려워 경기회복세에 대한 위험이 많다”며 “증세는 경기회복세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프랑스에서 최고세율 70%를 철폐한 경우를 보더라도 세율 변화에 의한 증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에게 우리나라 상위 1%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부담 비중을 추궁했다. 김 실장은 “상위 1%가 전체 소득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 가량 된다”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고소득층의 세 부담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위 1%의 소득세 부담비중은 미국의 경우 30%가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소득세만 놓고본다면 우리나라의 상위 고소득자가 상대적으로 세부담이 크다”고 부연했다. 법인세와 관련해선 “상위 1% (대기업)가 내는 법인세가 전체의 75% 정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의 설명이 끝나자, 이 의원은 “이런 자료를 발표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 아니냐”며, 민주당의 ‘부자감세’ 론을 정면 비판했다. 이에 설훈·이용섭 등 민주당 의원들은 “서민들에게 감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데 부자 감세가 맞지 않느냐”며 맞섰다.
현 부총리는 법인세율을 단순화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현행 3단계인 누진세율 체계를 단순화해야 하지 않느냐’는 윤진식 의원 질의에 “중장기 정책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재부는 지난 8월 발표한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에서도 법인세 과표구간 간소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현 부총리가 ‘단일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억~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 22%를 적용 중이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중 22개국은 단일세율 체계를 갖고 있다.
이날 국감에선 오후 개회와 함께 우기종 전 통계청장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여야간 날성 공방전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국감 진행에 앞서 우 전 청장의 증인 채택 건을 처리해달라고 요구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당내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추후 재논의를 제안했다. 설전이 지속되자, 국감은 3시20분쯤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