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지현 기자
2013.07.18 06:01:00
한국전력
'수출촉진회' 3년간 8160만弗 수출 합작
베트남 등 원전수주 공략 가속화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난 12일 지구 반대편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에서는 ‘와~’라는 우레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도미니카공화국 전력청이 한국전력(015760)(KEPCO)과 1차에 이어 2차 계약까지 체결해 한전뿐만 아니라 배전선로 관련 중소업체들도 중남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게 돼서다.
이들은 신준호 한전 EPCM 사업실장과 루벤 비카라 도미니카공화국 전력청장이 계약서에 서명하자 저마다 손을 움켜잡았다. 원형전주, 주상 변압기, 금구류, 건설 중장비 등 저마다 하는 일은 달랐지만, 혼자서는 꿈꾸지도 못했던 해외사업 진출이라는 성과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보통 해외 사업은 대기업의 독무대로 통한다. 충분한 동력을 갖춰야만 어느정도 성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국내에 발이 묶인 중소기업에게 해외 진출은 꿈에 불과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꿈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도미니카공화국에 진출하게 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가 한전에선 보편적”이라고 했다.
지난 6월 베트남 호치민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로에서 한전 주최로 국내 중소기업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수출촉진회가 열려 2825만달러에 이르는 수출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 5월에는 우크라이나 키예프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같은 행사가 개최해 4500만달러가 넘는 구매상담과 2197만달러에 이르는 수출계약을 따냈다. 지난 4월에는 하노버에서 이같은 행사가 열려 500만달러에 이르는 현장 수출실적을 올렸다.
우수 중소기업들이 한전의 브랜드파워를 활용해 현지 전력 바이어와 직접 만나게 되니 수출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전의 이같은 노력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참여 중소기업의 해외수출 실적은 8160만달러나 된다.
이같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은 수출촉진회에서 그치지 않는다. 해외 사업수주를 통해서도 성과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 UAE 원전건설 사업 수주를 통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1조 2442억원의 중소기업 수출을 견인하기도 했다.
한전 관계자는 “수출촉진회는 2011년말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공정사회 실천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기재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며 “오는 11월 파나마와 파라과이, 브라질에서도 수출촉진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한전의 재무건전성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578억원, 당기순이익은 1604억원으로 201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2011년 1분기에 연속해서 5000억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일이다.
한전은 보다 내실을 강화하기 위해 밖으로는 해외 수주에 안으로는 경영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올 상반기 요르단 푸제이즈 풍력발전(1월), 베트남 응이손Ⅱ 화력발전(3월), 나이지리아 발전소 운전·정비(O&M) 사업(6월), 도미니카공화국과 2차 배전망 개선 사업 등 잇단 수주 쾌거를 하반기에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수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베트남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를 공략할 계획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화력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수주 용량 확대를 위해 여러 측면에서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며 “거점 국가별 영업망 확충, 원가경쟁력 확보, 운전·정비 역량 결집, 리스크 관리 능력 전문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 카드가 검토되고 있다. MB정부 당시 40여개로 늘어난 처·실장급 자리를 MB정부 이전 수준으로 재정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내부적으로 경영개선에 나설 방침”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내 머릿속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