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이자 내기도 버겁다

by임명규 기자
2013.02.03 09:49:35

지난해 영업손실로 이자부담 능력 떨어져
업황 회복 지연..신용등급도 위태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동국제강(001230)이 최근 급격히 늘어난 이자 부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해 차입금이 불어난 반면, 영업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재무 구조에 빨간 불이 켜졌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지난해 9월까지 낸 이자비용은 176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2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79억원으로 영업이익만 1819억원을 거둔 2011년과 비교해 상당 수준 악화됐다.

자료: 금융감독원
기업의 이자부담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도 점점 망가지고 있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은 2010년 2.28에서 2011년 1.41로 낮아지더니,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0.46까지 떨어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을 넘으면 기업이 이자비용을 부담하고도 수익이 난다는 의미지만, 1 미만으로 떨어지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제대로 못낸다고 볼 수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로 342억원을 까먹을 동안 745억원의 이자비용을 냈다.



재무건전성을 볼 수 있는 부채비율도 상승 국면이다. 2007년까지 94%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이 이듬해 133%까지 치솟았고, 2011년 178%에 이어 지난해 9월말에는 189%로 더 올랐다. 총차입금은 3조2000억원으로 2011년 한해 매출 규모(5조9000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전방산업인 조선과 건설업은 금융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동국제강의 수익성도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2011년 하반기부터 주력 품목인 후판의 수요가 위축됨과 동시에 공급이 늘어나면서 실적 부진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오는 3월15일에는 3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만일 차환 발행을 추진한다면 크레딧 시장의 차가운 시선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10월 동국제강이 5년만기 회사채 3500억원을 발행할 당시 같은 A+ 등급인 세아베스틸 회사채보다 14bp(0.14%포인트) 높은 금리가 매겨지기도 했다.

아직 업황 회복에 대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만큼 불안한 기류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업황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익성을 개선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며 “점점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현 신용등급도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