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연비규정 2025년까지 두배로 상향

by이정훈 기자
2012.08.29 03:47:11

현행 갤런당 27.3마일→54.5마일(23.2km/l)로
오바마 "에너지 안보강화..가계-경제에도 도움"
에너지 소비 120억배럴-소비자 비용 1.7조불 절감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현행 미국 자동차 연료 효율성을 2025년까지 두 배로 상향 조정하는 새로운 연비규정을 최종 확정했다. 공화당과 자동차 업체들의 반발에도 작년 안에서 크게 후퇴하지 않았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현재 갤런당 27.3마일인 승용차와 트럭 등의 표준연비를 오는 2025년까지 두 배 수준인 갤런당 54.5마일(리터당 23.2킬로미터)로 상향 조정하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지난해 미국 교통환경부는 새 연비규정을 2016년까지 35.5마일로 높이는 안을 마련했고 행정부 차원에서 이를 2025년까지 56.2마일로 높이는 새로운 안으로 대체했지만, 자동차 업체들의 반발을 감안해 54.5마일로 다소 낮춰 잡았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 성명서를 내고 “다음 10년내에 미국의 자동차들은 갤런당 평균 55마일 가까이씩 달리게 되는데, 이는 지금의 두 배 수준”이라며 “이는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해줄 것이며 중산층 가계에도 이롭고 결국 미국 경제가 지속 가능해지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조치는 해외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우리가 취한 단일 조치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실제 미 백악관 추계에 따르면 이처럼 자동차 연비를 개선할 경우 미국의 에너지 소비는 120억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비 향상을 위해 자동차에 들어가는 평균 비용은 2025년까지 1800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로 인해 자동차가 운행 기간중에만 8000달러 이상의 연료비를 절감해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전체 휘발유 비용 절감액도 1조7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승용차와 트럭의 배기가스가 미국의 전체 탄소 배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 원유 소비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연료 효율성 개선은 환경 보호와 에너지 우선순위를 조정하는데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동안 반발했던 자동차 업계에서도 이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 크라이슬러 등 미국내 ‘빅3’를 비롯해 현대자동차(005380) 등이 이같은 미국의 새 연비규정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다만 연방하원 정부 감독 및 개혁위원회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이달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행정부가 추진하는 새 연비규정은 미국인들이 기꺼이 하이브리드나 전기 자동차를 구입할 것이라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에 기초하고 있다”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