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불확실성 해소

by피용익 기자
2010.06.26 06:22:35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오늘(25일) 거래에서 낙폭을 줄이며 혼조세로 마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원과 하원의 금융개혁법안 절충안이 드디어 마련됐다는 안도감이 작용했다. 당초 우려보다 은행들에 덜 가혹한 법안 자체도 호재였지만, 그보다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을 투자자들은 반겼다.

월터 헬위그 BB&T자산운용 부사장은 "금융개혁법안 합의로 인해 불확실성 일부가 제거됐다"며 "지금부터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의 내용이 은행들의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점도 당분간 은행주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앤턴 슐츠 멘던캐피털 사장은 "금융개혁법안은 단기적으로 은행들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일부 은행들의 사업모델이 달라지겠지만,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클 제임스 웨드부시모간 선임 트레이더는 "법안은 투자자들이 두려워했던 것에 비해 덜 성가신 수준에서 합의됐다"며 "오늘 금융주가 안도 랠리를 보인 것은 이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경제지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늘은 개장 전에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과 달리 2.7%로 하향 조정돼 시장에 부담을 줬다.



칩 핸론 델타글로벌어드바이저스 사장은 "증시는 경기 둔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여기에 GDP가 기대를 밑돌면서 우려를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앨런 게일 리지워스인베스트먼트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앞으로의 경제 환경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올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이 모멘텀을 일부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주요 지수는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쉘던 RDM파이낸셜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S&P500 지수의 경우 아래로는 1040~1050 사이에, 위로는 50일 이동평균선인 1127 사이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은 주식시장에 모멘텀을 제공해 주고 있다. 오늘은 오라클의 실적이 기술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앤디 피츠패트릭 힌스데일어소시에이츠 이사는 "오라클의 실적 호조는 기술기업들의 투자 증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며 "다른 기술기업들도 좋은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