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실적 호재 불구 주택지표에 발목

by피용익 기자
2009.10.21 00:28:29

주택착공·착공허가 예상보다 부진
애플·캐터필라 등 실적 호재로 낙폭 제한

[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뉴욕 증시가 20일(현지시간) 오전 하락세를 나타냈다. 기업들의 실적 호재가 이어졌지만, 주택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된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오전 11시24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28.94포인트(0.29%) 하락한 1만63.2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35포인트(0.25%) 내린 2170.97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65포인트(0.33%) 떨어진 1094.26을 각각 기록중이다.

이날 증시는 개장 전 발표된 9월 주택착공이 예상치에 미달하고 착공허가가 예상 밖으로 감소함에 따라 하락세로 출발했다.

앞서 발표된 캐터필라, 화이자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이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심리를 제한했다.

아울러 코카콜라, 듀퐁 등 일부 기업들의 매출액이 감소한 점도 소비 둔화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다만 전일 장 마감 후 발표된 애플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실적 개선은 기술주 전반에 호재가 되며 주가 하락폭을 제한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21개가 하락한 반면 상승한 종목은 9개에 그쳤다.


애플 주가는 실적 개선 효과로 2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애플은 전일대비 5% 이상 급등했다.

애플은 장 중 201.75달러를 기록, 지난 2007년 12월27일 이후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애플은 전일 장 마감 후 실적발표를 통해 회계연도 4분기(7~9월)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7% 증가한 16억7000만달러(주당 1.8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5% 늘어난 98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주당순이익 1.43달러와 매출액 92억2000만달러였다.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3GS의 판매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TI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며 이날 주가가 1.62% 올랐다.

TI의 3분기 주당순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43센트, 2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39센트, 28억2000만달러를 상회한 수준이다.

애플에 이어 이날 개장 전 발표된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체 화이자는 지난 분기에 순이익 28억8000만달러(주당 43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2억8000만달러(34센트)를 기록했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은 주당 51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팩트셋리서치가 집계한 월가의 예상치 48센트를 웃돈 수준이다.

중장비업체 캐터필라는 지난 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3% 감소한 4억400만달러(주당 64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주당 6센트를 큰 폭으로 상회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44% 줄어든 73억달러를 기록, 역시 예상치인 72억9000만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분기 순이익이 3억1700만달러(주당 2.2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은 주당 2.10달러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한 11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가의 예상치는 주당순이익 1.92달러와 매출액 11억3000만달러였다.


일부 기업들은 순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매출로 인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높였다. 비용절감 노력으로 이익이 늘었지만, 실제 판매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코카콜라는 3분기 순이익이 19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00만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출액은 4% 감소한 80억400만달러에 그쳐 월가 예상치인 81억1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코카콜라는 남미와 태평양지역, 유라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판매가 증가했지만, 주요 시장인 유럽과 북미에서는 각각 2%, 4%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코카콜라 주가는 2% 넘게 빠졌다.

듀퐁은 3분기에 순이익 4억900만달러(주당 45센트)와 매출액 6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1% 증가, 18% 감소한 수준이다.

아울러 주당순이익은 예상치인 33센트를 큰 폭으로 웃돌았지만, 매출액은 예상치인 62억9000만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듀퐁은 2.37% 하락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주택착공이 연율 0.5% 증가한 59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단독주택 착공이 증가한 반면 다세대주택 착공이 급감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는 61만건이었다.

지난달 주택착공허가는 1.2% 감소한 연율 57만3000건을 기록, 예상치인 59만건을 밑돌았다. 특히 단독주택 착공허가는 3% 감소한 45만건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대비 0.6% 하락했다고 밝혔다.

PPI는 지난 8월 1.7% 상승한 후 9월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돼 왔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을 깨고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다.

에너지 가격이 2.4% 떨어진 것이 PPI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PI는 0.1% 하락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는 0.1% 상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