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경기모멘텀 부활..다우 1.8%↑

by지영한 기자
2009.08.13 04:24:08

주택시장 회복 조짐에 경기회복 기대감 살아나
연준의 국채매입 10월 종료도 금융시스템 안정 시그널로 해석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12일(현지시간)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사흘만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주택거래량과 교역규모 증가, 여기에다 미 연준이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10월께 종료하겠다고 밝힌 점이 경기회복 시그널로 해석됐다.
 
오후 3시20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70.04포인트(1.84%) 오른 9411.4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23포인트(2.09%) 급등한 2010.96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6.81포인트(1.69%) 오른 1011.16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약보합세로 출발했지만 경기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우선 미국의 2분기 주택가격과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관련 종목들이 급등하고 미 주택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또 미국의 지난 6월 수출과 수입이 나란히 증가세를 기록하자, 미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도 함께 개선되고 있다는 징후로 해석됐다.
 
아울러 미 연준이 장후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오는 10월께 종료한다고 발표하자 투자자들은 이를 금융시장 안정화의 시그널로 해석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영향으로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고, 경기회복 기대감에다 달러화 약세까지 겹쳐 국제유가는 하루만에 70달러대를 다시 회복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주택건설 종목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주택시장이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 1위의 고급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라더스가 계약주문이 4년내 증가세를 보인데다, 미국의 2분기 주택가격이 전분기 대비 증가세를 보인 점이 큰 호재 작용했다.
 
우선 미국 1위의 고급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라더스의 신규주택 계약주문이 4년만에 순증세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이 회사의 주가는 14%나 급등했다.  
 
톨 브라더스가 이날 발표한 3분기(5~7월) 매출(예비치)은 전년동기에 비해 42% 감소한 4억613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전망치 3억76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더욱이 톨 브라더스의 3분기 신규주택 계약주문은 전년 동기에 비해 837건이 순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건수가 전년대비로 순증세를 보인 것은 2005년 이후 이번이 4년만에 처음이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3분기 매출규모와 계약주문 증가가 매우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톨 브라더스 이외에도 주택건설업체인 호브내니언이 주택시장 안정기대감으로 5% 가까이 올랐고, 비저홈즈가 12% 넘게 급등했다. 또 매출 1위의 주택건설업체인 DR호튼도 3% 넘게 올랐다.  
 

 
반도체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도 실적호재로 4% 올랐다. 회사측이 제시한 회계연도 4분기 매출과 이익전망이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상회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반도체업체 크리도 3분기 실적이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고 밝힌 점이 호재로 작용해 주가가 7% 넘게 상승했다.
 
인터넷 인증업체 베리사인은 크레딧 스위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 조정한데 힘입어 4% 가까이 올랐다.  
 
반면 네비게이션장치 생산업체인 가민은 골드만삭스가 주가가 고평가됐다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3% 넘게 떨어졌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정례회의를 갖고, 제로수준(0~0.25%)인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연준은 "(취약한) 경제여건이 `장기간`(extended period)에 걸쳐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exceptionally low rates)를 정당화할 것"이라며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은 3000억달러 규모인 미국 장기국채 매입 프로그램의 지원규모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되, 매입 기간은 당초 예상보다 한달 정도 늦췄다.
 
연준은 지난 FOMC 회의에서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가을께 종료한다고 언급, 시장에서는 9월중 프로그램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연준은 국채 매입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 프로그램을 10월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물론 10월까지는 계획된 3000억달러를 모두 사용하게 된다.




 
미 상무부는 미국의 6월 무역적자는 수입과 수출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전월비 4% 증가한 27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적자규모는 10년래 최저였던 전월 260억달러보다는 늘어난 것이지만 287억달러를 예상했던 블룸버그통신 전망치보다는 적었다.
 
6월 미국의 수입과 수출은 동시에 증가했다. 글로벌 리세션이 완화되면서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입은 2.3% 늘어난 1528억달러를 기록했고 수출도 2% 확대된 1258억달러를 기록했다.
제이 브리슨 웰스파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지역의 경제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수출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올 2분기중 거래된 기존주택들의 평균 집값이 싱글하우스 기준으로 17만410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15.6%나 감소한 수치이며, 이같은 하락폭은 1979년 데이타가 집계된 이래 가장 컸다. 은행들의 압류주택들이 집값 하락을 이끌었다.
 
그러나 2분기에 거래된 주택가격은 올 1분기에 비해서는 4% 가량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집값이 올들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도 해석된다.
 
특히 주택의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존주택 거래량은 연간 거래량으로 환산할 경우 476만채를 기록, 1분기보다 3.8% 늘었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이자율과 떨어진 집값, 그리고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등으로 미국의 주택판매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