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청와대 한우 먹는다?..사실은 호주산

by김보리 기자
2008.09.10 02:57:47

[이데일리 김보리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대통령과의 대화`는 타이틀 그대로 대통령의 독무대였다. 모든 질문에 막힘없이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청와대도 만족스러운 듯 "국정현안을 체화된 식견과 실천력으로 다뤄 나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토론회였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날 방송을 위해 사전에 질문자를 정하고 여러차례 연습과 리허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애드립과 말실수 등 생방송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 여기저기서 발견됐다.

O…대통령은 답변 중간중간 애드립(즉석 멘트)를 끼워넣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 여학생이 촛불집회에 참가한 대학생이라며 '제2의 촛불집회가 있을 수 있다'고 질문하자 대통령은 "무섭습니다. 꼭 협박을 하시는데…"라고 답하며 웃음을 유도했다. 대통령은 질문한 여학생에게 "참여만 했지 주동자는 아니죠?"라고 되물으며 애드립을 이어갔다.

O…시간이 지날수록 대통령의 목소리 톤도 높아졌고 제스쳐는 커졌다. 자신감도 붙는 모습. 농어촌 대책과 관련한 질문이 "농촌 이야기를 하니까 열이 나서 서서 하겠다"고 웃으며 일어선 후 그 이후의 답변은 계속 서서 했다.



O…대통령은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모범답안에 가까운 답을 내놨지만 몇가지 틀린 답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에서 어디 쇠고기를 먹느냐는 질문이 대표적. 대통령은 대답을 하지 않고 넘어갔지만 사회자가 재차 채근해서 묻는 바람에 결국 오답을 냈다. 대통령은 "아직 본격적으로 외국산 쇠고기가 없으니까 지금은 한우를 먹는 쪽입니다."라고 대답했지만 실제로 청와대는 호주산 쇠고기를 먹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호주산을 먹는 걸로 안다"면서 "아마 미국산 쇠고기를 별로 안 먹는다는 데 방점을 둔 말씀이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O…대통령이 방송 도중에 북한 사투리를 썼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 현안에 대한 질문이 1시간 가까이 쏟아진 후 사회자가 "빡빡한 일정 소화하시느라 피곤하셨을텐데 괜찮으십니까"라고 묻자 대통령은 "예, 일없습니다..예"라며 끄덕거렸다. 일없습니다는 `괜찮습니다`는 뜻의 북한 사투리여서 짧은 순간 스쳐 듣고 지나간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