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근모 기자
2004.08.21 05:58:48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이라크 남부지역 긴장이 해소될 조짐을 보인데 따라 미국 국채수익률이 소폭 상승했다(채권가격 약보합).
미군과 시아파간의 충돌이 지속되며 석유공급 불안감을 불러 일으켰던 나자프지역의 정상화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와 경기둔화 기대감을 희석시키는 요인이다.
다만, 이라크 지역 상황이 분명치 않은데다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아직 불투명해 채권 수익률 상승폭은 제한됐다.
뉴욕 현지시각 20일 오후 4시55분 현재 미 국채 10년물은 1.7bp 상승한 4.234%, 30년물은 0.2bp 하락한 5.024%를 나타내고 있다. 5년물은 3.6bp 오른 3.414%, 2년물은 4.8bp 상승한 2.434%를 기록중이다.
바클래이캐피탈의 수석 국채 트레이더는 "주식과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모두 이라크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RBS그리니치캐피탈의 수석 채권전략가인 케네스 해켈은 "채권시장은 여전히 연준에게서 단서를 얻으려 하고 있으며, 연준은 계속해서 낙관론을 말하고 있다"고 밝히고 "연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미국 국채 가격의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연준의 낙관론이 약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이날 형성됐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30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3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당초 4.1%보다 낮은 3.5%로 하향수정된 것. 하반기 성장률은 당초 예상했던 4.1%보다 낮은 3.8%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리먼브라더스는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7%에서 3.3%로 0.4%p 하향조정했다.
리먼브라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선 해리스는 "고유가와 테러에 대한 우려, 대통령선거, 광범위한 경제불균형 등이 버무러져 경기와 주식시장, 기업심리간의 악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하며 "미국 경제는 이른바 `마법적 매력과 에너지`의 일부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리먼은 이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 연말까지 기금금리를 2.0%로 인상한 뒤 6개월간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장률이 잠재수준 이하로 둔화되는 가운데, 고용시장의 완전한 회복이 지연되고 근원 물가상승률은 2% 안팎의 안정적 수준에 머물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뱅크 줄리어스 바에의 채권매매 헤드인 사다키치 로빈스는 "채권시장이 강세장에 진입했다고는 보지 않지만, 경기 전망이 약화되고 위험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현 상황에서 최소한 당분간은 최근에 사들인 채권을 안전하게 보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가 미국의 채권을 사는 것은 미국이 좋아서가 아니라 수익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심도 있고 유동성이 높은 채권시장을 갖고 있으며, 미국의 자본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