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찾는 발품은 기본"…가성비 상품 발굴 위한 MD 경쟁 치열

by남궁민관 기자
2022.10.21 05:05:00

이마트 와인장터, 고물가 뚫고 최대 실적 경신 중
명용진 바이어, 강달러 흐름 읽고 물량 조기확보 성과
당당치킨·햇꽃게 등 신선·델리 넘나 든 MD 활약 눈길
“유통 대기업 물가 안정 기여 사명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13년여만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돌파한 지난 6월 하반기 와인장터를 준비 중이던 명용진 이마트(139480) 주류 바이어는 추가 물량 확보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강달러 흐름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명 바이어의 예상대로 환율은 1500원대에 육박했고 당시 구매한 와인들은 시세보다 10% 이상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지난 13~19일 진행한 와인장터 행사는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12.5% 상회했다.

이마트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하반기 와인장터에서 소비자들이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이마트)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상품기획자(MD)의 역량이 강력한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가 이어지면서 특히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차별화 상품을 발굴할 뿐만 아니라 물가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최근 외식비가 급등하면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대형마트 델리 코너의 인기도 젊은 MD의 노력에서 시작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다. 이 상품은 “치킨을 가격 때문에 편히 먹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는 홈플러스 델리사업팀 막내 최유정 MD의 아이디어였다.

특히 신선식품은 대형마트·슈퍼마켓 MD들이 특히 공을 들이는 품목이다.



지난 19일까지 진행한 롯데마트 제주 갈치 소비촉진 행사도 김태현 수산 MD의 작품이다. 전국 포구를 돌던 김 MD는 고물가로 제주 성산포 수협에 쌓인 700t 가량의 냉동 갈치를 발견했다. 25만 마리의 물량을 단번에 확보, 소비자들은 시세 대비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제주 갈치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이마트가 지난 8월 7년 전 가격으로 햇꽃게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이수정 꽃게 바이어가 직접 50여척의 선박을 산지에서 직접 섭외해 가능했다.

편의점도 가성비 상품 판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24는 편의점 판매품목 중 이례적이었던 ‘아임e 스마트TV’를 지난 6월 선봬 770여대를 판매했다. CU가 지난 8월 선보인 ‘비엔나득템’도 MD의 노력으로 중소협력사를 발굴해 선보인 사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유통기업이 물가안정의 첨병 역할을 해야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이 있다”며 “내년에도 다양한 가성비 상품 발굴을 통해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MD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