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금통위 기준금리 3.0%로 올릴 듯"…이창용 '내년 최종금리' 밝힐까
by이윤화 기자
2022.10.12 05:00:00
12일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빅스텝 여부 관심
역사상 두번째 빅스텝 결정시 금리 10년 만에에 3.0%
美금리 상단 4.6% 예상, 한은도 내년까지 긴축 행보 전망
이창용식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 또 나올 지도 관심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역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서 기준금리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0%로 올라설 지 주목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베이비 스텝)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의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언급한 만큼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10월 추가 빅스텝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시장은 한은이 10월에 이어 오는 11월에도 연달아 빅스텝 결정을 할 수 있을지와 내년까지 얼마나 더 금리를 올릴 수 있을지에 모이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12일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에서 3.0%로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시장의 기대에 뒤처져 움직이는 ‘비하인드 더 커브(Behind the curve)’ 논란 속에서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8월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 그쳤지만, 10월 금통위에서는 또 다시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의 기준금리가 3.0%로 오르게 된다면 이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이데일리가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11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전원이 10월 빅스텝 결정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30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역시 89명이 빅스텝을 예상한 바 있다.
한은은 미국 연준의 고강도 긴축 행보를 쫓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연준이 금리 점도표를 통해 기준금리를 내년 4.5~4.75%(중간값 4.6%)까지 올릴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7일(현지시간) 공개된 9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까지 사실상 미국이 완전고용 상태를 보이고 있음을 증명하면서 긴축 공포감이 확산한 상황이다. 이미 한미 금리 역전폭이 0.75%포인트나 벌어진 상황에서 한은이 긴축 강도를 높이지 않는다면 1400원대 고환율이 물가를 자극하고,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더 많이 빠져나갈 수 있단 공포가 나타난 이유다.
이 총재 역시 최근 빅스텝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거시경제금융회의,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포워드 가이던스의 전제조건이 바뀌었다”면서 “내년 1분기까지도 5%대 고물가 상황이 이어진다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놨다.
관건은 한은의 내년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다. 채권 시장에선 10월에 이어 한은이 11월에도 연속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제로 올 연말과 내년 금리 상단(중간값)을 각각 3.5%, 3.75%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은 두 달 연속 5%대를 기록하고 있고 내년 1분기까지도 5%대 전망되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석 달 연속 4%대로 경기보단 물가 안정을 선택해 기준금리를 중립 이상으로 올려 본격적인 ‘긴축’으로의 진입을 시사할 가능성이 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 과정에서 경제 일부 고통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는데 이 총재가 연준과 독립돼 있지 않다고 거듭 언급한 만큼 경기 고통을 수반하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힐 지도 관심이다.
내년까지 2%대 성장률 전망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아직까진 한은의 고강도 긴축 행보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WEO) 결과에서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내년 각각 2.6%, 2.0%로 내년까지 2%대 성장을 예상했다. 올해 전망치는 당초 2.3%에서 2.6%로 상향 조정했지만 내년 전망은 0.1%포인트 내렸다. 잠재성장률이 2%라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 수준의 턱걸이 성장이 예상되지만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아래로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금통위에서 향후 금리 인상 폭 등에 대해 ‘전제조건’이 달린 이 총재식(式) 포워드 가이던스가 또 나올지도 관심이다. 앞서 8월 금통위에서 이 총재가 내놓은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 때문에 오히려 시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단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에는 늘 ‘조건’이 달려 있다”며 포워드 가이던스를 계속해 나갈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