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로 감상하니 몰입감↑…증강현실로 만난 다비드상

by이윤정 기자
2022.03.15 05:30:00

''르네상스 3대 거장 미디어 특별전'' 막 올라
다빈치·라파엘로·미켈란젤로
VR·AR·홀로그램 등으로 60여점 소개

[일산=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다빈치와 라파엘로, 미켈란젤로가 영상에서 서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참신했어요. 원작을 직접 보는 게 아니더라도 거장의 작품을 이렇게 현대적인 기술로 보는 것도 흥미롭네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개막일에 맞춰 미술관을 찾은 차관수(74)씨는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증강현실로 구현되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다는 차 씨는 “사람이 많지 않을 때 자세히 보려고 일부러 아침 일찍 왔다”며 “70대인 내가 보기에도 어렵지 않고, 흔히 말하는 요새 기술로 새롭게 원작을 바라볼 수 있어서 재밌게 관람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AR로 감상하는 미켈란젤로의 조각(사진=고양문화재단).
고양문화재단은 오는 7월 10일까지 아람미술관에서 ‘르네상스 3대 거장 미디어 특별전’을 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를 이끈 3대 거장의 작품을 미디어기술을 활용해 선보이는 것이 특징. 360도 프로젝션을 이용한 몰입형 공간, 홀로그램,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로 그림과 조각, 발명품, 건축 등 대표작 60여 점을 소개한다.

김유미 큐레이터는 “태블릿을 통해 조각상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VR·AR로 르네상스 미술을 즐길 수 있다”며 “홀로그램으로 구현한 영상 등 당시의 작품을 관람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 메다르텍(Medartec)에서 제작해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미디어 특별전이다. 메다르텍은 건축가, 디자이너, 기술자, 미술사가로 이루어진 팀으로 유럽에서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메다르텍의 대표 로베르토 루치아니는 “시각, 청각, 촉각이라는 세 가지 감각을 기반으로 고대 작품에 대한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360도 프로젝션으로 구현된 몰입형방(사진=고양문화재단).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피에타’는 증강현실로, ‘천지창조’는 360도 프로젝션으로 구현된 몰입형 공간에서 보여준다. 다빈치의 비행기 설계 영상은 VR로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증강현실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전시장에 비치된 태블릿을 조각상 앞에 가져가면 화면에 입체적으로 구현되는 방식이다.

르네상스 소개영상은 피렌체의 현장 모습과 르네상스 역사를 쉽게 설명했다. 홀로그램 영상으로 제작된 레오나르도, 라파엘로, 미켈란젤로의 대화 영상은 이들의 성격과 그들의 관심사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전시를 관람한 후에는 이탈리아 문화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이탈리아 북큐레이션 존도 마련했다.

김 큐레이터는 “미켈란젤로가 좋아했던 채석장 영상의 경우 직접 현장에 가서 촬영을 한 것”이라며 “탱크와 온습도계 등의 모형을 통해 발명가로서 다빈치의 면모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 초반에는 작품에 대한 설명이 많고, 후반부로 갈수록 다양한 기술들로 작품을 만나게 된다”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쉽고 재밌게 르네상스 미술을 체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르네상스 3대 거장 미디어 특별전’의 홀로그램방(사진=고양문화재단).
‘르네상스 3대 거장 미디어 특별전’의 VR 감상존(사진=고양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