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우크라 공방전에 투심 '꽁꽁'…나스닥 또 1.2%↓

by김정남 기자
2022.02.19 06:22:23

돈바스 지역 무력충돌 후 전쟁 긴장감 커져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또 약세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간 날선 공방전이 이어지면서다. 전쟁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가 가시지 않는 기류다.

(사진=AFP 제공)


1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8% 하락한 3만4079.18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2% 내린 4348.8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3% 떨어진 1만3548.07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90% 떨어졌다.

다만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03% 소폭 내린 27.82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우크라이나 사태다. 미국이 천명한 공습 D데이가 지난 이후 서방 진영과 러시아는 계속 설전을 주고 받고 있다. 이는 투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이뤄진 포격은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도발을 만들어내려는 러시아의 노력 중 일부”라며 “(러시아가 지난 48시간 동안 한 것은) 준비한 거짓 도발을 만들어낸 뒤 이같은 도발에 대응하고 이후 새로운 공격을 감행하는 시나리오의 일부”라고 말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친러시아 반군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에 박격포와 수류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선제 공격을 감행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루간스크주는 도네츠크주와 함께 러시아 국경에 접한 곳이다. 두 지역을 합쳐 ‘돈바스’라고 부른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이같은 일련의 공방전을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려 하는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개막한 뮌헨안보회의에는 블링컨 장관 외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 등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참석했다. 다만 러시아 측은 불참했다.

러시아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니코스 덴디아스 그리스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돈바스 지역에서 발포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스크 협정에서 금지한 무기들을 사용한 발포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보도를 아주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러시아 반군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반군 통제 지역 마을을 상대로 박격포 등을 동원해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는 이러한 발표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격 위험을 이유로 관내 주민들을 러시아로 대피시키기로 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앤드루 가트웨이트는 “시장은 지정학 위험에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서방과 러시아간 대치 상황이 일부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을 보유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긴축 우려 역시 지속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화상 컨퍼런스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하고 있다”며 “3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영국 런던의 FTSE 100은 0.32% 내린 7513.62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1.47%,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25% 각각 빠졌다.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보다 서방과 이란간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가능성에 더 주목하며 또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0.75% 떨어진 배럴당 91.07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