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비트코인·엑시트 기대감'…“다시보자 VC株”

by김연지 기자
2021.10.09 07:30:00

외면받던 VC주, 비트코인 상승세에 주목
향후 역대급 엑시트(투자회수) 기대감 겹쳐
"다시보자 VC주"에 온전한 평가 이뤄질까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배당률이 높지 않아 주식시장에서 외면받던 벤처캐피털(VC)주가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5개월 만에 6000만~6500만원 수준으로 뛰어오르자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기업에 투자한 VC 상장사들이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이들 VC의 역대급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대감도 겹치고 있어 VC주가 단순히 비트코인 관련주로 묶이는 것에서 벗어나 주식시장에서 온전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이미지투데이)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VC주는 비트코인의 최근 오름세와 동반 상승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VC주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두나무 지분 약 8%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기술투자(041190)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전날 대비 2.59% 오른 832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나무 지분 6.05%를 보유한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는 무려 9.75% 오른 5180원에, 지분 6.15%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투자증권(003530)은 2.41% 오른 4460원에 장을 마쳤다. 이 밖에도 두나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성창투(027830)와 TS인베스트먼트(246690), DSC인베스트먼트(241520)도 상승 마감했다.

가상자산 가격 급등은 최근 중국 전력난, 친환경 생산 확산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뤄졌다. 여기에 미국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는 점 또한 상승 이유로 꼽힌다. 실제 지난달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한 행사를 통해 “가상자산 자체가 아닌 가상자산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라면 투자자 보호가 상당히 이뤄질 수 있다”며 “SEC 담당자의 상장 심사 검토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의 돈 피츠패트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주류로 진입했다”며 “많지는 않지만, 일부 코인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하반기 회수 기대감도 이들 VC주의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단순히 비트코인 관련주로 엮이는 것이 아니라 ‘VC주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솔솔 나오는 배경이다.

대표적으로 리디에 투자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대성창투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리디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온 콘텐츠 플랫폼 기업이다. 2018년 도서 마케팅 서비스 디노먼트 인수를 시작으로 IT전문 뉴스 서비스 아웃스탠딩,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라프텔 등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콘텐츠 시장에서의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해외 기관 투자자 대상의 프리 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리디의 기업가치는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밖에도 직방과 마켓컬리 등 굵직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DSC인베스트먼트도 주목받고 있다. 직방은 올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에 등극하면서 회수 기대감을 모았다. 여기에 마켓컬리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만큼, 조만간 회수가 가능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