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그럴 수 있어, 그게 인생이지"…이왈종 '제주생활의 중도'
by오현주 기자
2021.03.22 03:20:00
2020년 작
'제주도 화백' 30년…중도에 더 얹은 관조
"생명있는 모두가 동등하다"는 철학·신념
화면에 어울린 사람·나무·새·집·자동차 등
원근감없이 비슷한 크기로 고르게 붓질해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깨알 같은 글씨로 채워 넣은 말풍선. 안 들여다볼 수가 없다.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란다. 의심할 여지 없이 작가 이왈종(76) 자신 얘기다. 골프채를 들고 유유자적하며 말풍선을 날리는 저 신사 말이다.
1991년 제주 서귀포로 향했으니 30년을 꽉 채웠다. ‘제주생활의 중도’란 단 하나의 타이틀로 화업을 이어온 지도 30년이다. 경기 화성 출신인 그에게 ‘제주도 화백’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였으니. 중도(中道)는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두고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을 말한다. 하지만 작가에게는 제주만큼이나 고집스러운 철학이고 신념이며 자유다. “생명 있는 모든 것은 동등하다”는.
그도 그럴 것이 화면에 어울린 사람·나무·풀·새·노루·개·집·자동차 등등, 어느 하나도 섭섭하게 다룬 게 없지 않은가. 그이의 무차별 원칙은 원근감 없이, 비슷한 크기로 고르게 붓질을 내리는 것으로 드러냈다. 거기에 이젠 인생을 바라보는 관조까지 얹은 ‘제주생활의 중도’(2020)다.
28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가나아트나인원과 대사관로 가나아트한남서 동시에 여는 개인전 ‘그럴 수 있다’(A Way of Life)에서 볼 수 있다. 19점 신작으로 채운 5년 만의 개인전이다. 장지에 혼합재료. 72.8×60.5㎝. 작가 소장. 가나아트 제공.
| 이왈종의 ‘제주생활의 중도’(2020). 장지에 혼합재료 112.1×145.5㎝(사진=가나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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