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의 정석]의약품의 발전: 항체 의약품
by류성 기자
2021.03.14 07:05:57
이데일리-LSK인베스트먼트 공동 기획 시리즈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창업자 및 대표
LSK 인베스트먼트는 국내 대표 바이오전문 투자회사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 화합물 의약품은 크기가 인체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에 비해 매우 작다. 정확한 비례는 아니지만 인체의 크기가 지구만 하다면 화합물의약품은 비행기 정도의 크기라고 할 수 있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화학합성으로 만들 수 있어 생산은 쉽지만 약효는 생각보다 부작용이 심한 단점이 있다. 크기가 작아 특이도가 낮아 원하지 않는 여러 곳에 달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간단한 단백질의 활성부위 차단이나 효소 역가 차단은 유리하지만 면역세포의 신호 전달, 암세포 특이적인 표지인자 등을 공격하는 의약품의 개발은 현실적으로 화합물의약품으로는 불가능하다. 차단하려는 단백질의 크기가 크고 기능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합물의약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물질에 대한 항원-항체 반응을 통해 약효를 나타내는 항체의약품을 개발하게 되었다. 항체 의약품은 기본적으로 화합물의약품에 비해 매우 크기가 크고(화합물의약품의 크기가 비행기라면 항체는 항공모함과 같은 크기로 비유한다) 효과적인 생산을 위해서는 대부분 의약품 생산용 재조합 동물 세포를 사용한다.
생산 균주로 세균이나 효모를 사용한다면 생산원가를 낮추는데 도움이 되나 크고 복잡한 단백질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까지는 사람 세포와 유사한 동물 세포만이 유일한 생산 균주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원시 세포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은 똑같이 만들 수 있지만 합성한 단백질 표면에 당쇄를 붙이는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체 의약품은 생산 원가가 화합물의약품이나 단백질의약품(많은 경우 단백질의약품은 세균을 생산 균주로 사용한다)보다 높아 판매 가격도 비싸다. 현재 전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판매액 기준 상위 10대 의약품 중 6개가 항체의약품일 정도로 항체의약품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항체의약품은 약효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어 많은 기업들이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새로운 항체의약품의 개발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성장하는 시장에서 약효 좋은 신규항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
먼저 신규 항체의약품의 개발을 위해서는 신규 타겟을 발굴하고 타겟에 적합한 항체 라이브러리와 탐색 시스템을 확보하는 과정이 현재의 시장 수요를 만족시켜줄 기술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항체 개발 기업들이 이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우리가 선정한 타겟이 진짜 약효와 관련된 타겟인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며 보유한 라이브러리의 신규성에 대한 검토도 동시에 진행한다.
이후 발굴한 신규 항체의 세포실험 및 동물 실험을 거쳐 약효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항체 생산을 위한 균주 개발을 진행하며 생산된 항체의 독성 시험을 거치게 된다. 전통적인 항체 개발 방식과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그동안 항체 개발에 사용할 수 없었던 타겟을 발굴하고 신규항체를 개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항체 개발 과정은 생산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화합물의약품 대비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 따라서 투자자는 효과 있는 신규 항체 개발 기업에 투자할 때 충분한 개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투자액을 늘릴 필요가 있으며 이런 이유로 항체의약품 개발 기업의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