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GO를 찾아서]폭설 내리니 '오리' 날다

by김민정 기자
2021.01.10 00:30:15

BTS 등 연예인들 SNS 인증샷으로 인기 몰이
스노우 메이커 판매량..지난해 대비 1890% 급증
세대 변하면서 '눈'을 즐기는 방법도 각양각색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지난 6일 내린 폭설로 전국 곳곳에 눈이 많이 쌓이면서 많은 시민들은 눈사람을 만든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했다. 특히 각양각색 특징을 가진 눈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처럼 세월이 지나면서 ‘눈’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번 폭설에 제일 먼저 품절 사태를 빚은 건 바로 ‘오리 메이커’다. 일명 ‘오리 눈집게’로 불리는 이 제품은 눈 뭉치를 오리 모양으로 만드는 스노우 메이커다.

특히 그룹 BTS 멤버 RM을 비롯한 많은 연예인이 SNS를 통해 이를 이용해 만든 ‘눈오리’ 인증사진을 올리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고,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오리 눈집게’가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며 ‘핫’ 아이템으로 급부상한 스노우 메이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90% 급증하면서 그 인기를 증명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리집게’를 검색했더니 수 많은 게시물들이 나왔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이뿐만이 아니다. 자칭 ‘K-눈사람’이 등장하기도 했다. 목도리를 두른 곰돌이부터 펭귄, 마스크를 쓴 고양이까지 다양한 눈사람이 주목을 받았다.

이렇게 다양한 눈사람을 살펴보면 시대에 들어서 나타나고 있는 놀라운 변화들을 보여준다.

요즘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단어는 ‘MZ세대’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뜻한다. 이들은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며 자신의 만족과 재미를 위한 소비 패턴을 보인다.

이러한 성향들이 반영돼 이색적인 눈사람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렇다면 부모님 세대가 기억하는 눈사람은 어떤 것일까.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바로 ‘연탄 눈사람’이다. 연탄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기, 서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국민 연료’다.

연탄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넘어온 뒤 1930년대 부산에서 본격적인 제조가 시작됐다.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널리 쓰이던 연탄은 이후 기름보일러의 확산, 아파트 건설 붐, 도시가스 보급 등으로 점차 수요가 줄게 됐다.

이 당시 세대들은 연탄을 굴려서 눈사람을 만들곤 했다. 밤새워 하얗게 불태운 연탄재가 커다랗고 튼튼한 눈사람으로 변신한 것이다.

물론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이지만, 모르고 자란 아이들에게 연탄은 여전히 낯선 물건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외에도 폭설에 인기를 모았던 상품은 바로 ‘눈썰매’다. 눈이 내리자 맘카페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는 눈썰매를 구하는 글이 쇄도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강화 조치로 눈썰매장과 스키장 등 겨울스포츠 시설이 문을 닫거나 영업 제한을 받자 눈이 내릴 때 집 근처 경사로에서 아이들과 썰매를 타려는 소비자가 몰린 것이다.

맘카페 등에는 여러 대형마트를 돌았지만 결국 썰매를 사지 못해 튜브나 쌀 포대로 대체했다는 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눈 소식이 잦아지면서 지난주 썰매 수요가 급증해 물량 대부분이 소진됐다”고 밝혔다.